[프라임경제] ‘안정성’과 ‘고금리’를 동시에 보장할 것이라던 금융그룹 계열 저축은행이 당초 기대를 못 채우고 있다. 과거 저축은행은 서민, 저신용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재테크 수단으로도 손색이 없을 만큼 높은 금리가 매력적이었지만 최근 낮은 예금 금리로 저축은행들이 고객 확보에 고전하고 있다. 더욱이 일부 저축은행은 금융지주사 계열사로 새출발하면서 높은 금리의 상품 마련을 공언했지만, 이런 일이 모두 ‘옛날 이야기’거나 ‘없었던 일’이 되고 있다.
1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KB,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금융지주 저축은행의 금리는 1년 정기예금 기준 연 4.0~4.3% 수준에 불과하다. 저축은행 평균 정기예금 금리인 4.41%를 일제히 하회한다. 이는 심지어 금융지주 시중은행들이 내놓은 비대면 상품, 이른바 스마트폰 전용 정기예금의 금리인 4.30~4.73%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저축은행의 최대 장점은 은행 예금보다 높은 금리인데 그 장점이 무색할 정도다.
대출금리 또한 금융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3월 우리금융그룹이 구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해 영업 개시한 것을 시작으로 신한과 KB가 올 1월, 하나저축은행이 지난 달 각각 출범식을 가졌다. 이들 저축은행은 출범 일성으로 저신용자를 위한 10% 초중반의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겠다고 공언했으나 아직도 감감 무소식이다. 현재 이들 저축은행 중 10% 초중반 신용대출 상품출시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힌 곳이 없어 금융소비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신한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 상품은 아직 검토단계에 있다”며 “상품의 가시화가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출) 상담을 받고 있지만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금융지주 저축은행들은 영업을 재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적극적으로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영업정지 저축은행을 인수받아 출범한 만큼 부실을 털어내고 시스템을 재정비해야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KB저축은행 관계자는 “상품개발을 검토 중이다”면서도 “영업정지 저축은행 피해자분들이 아직 인출해 가고 있는데 이 작업이 우선적으로 돼야한다. 이 후 저신용자에 해당하는 9~12등급을 위한 중금리 대출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융지주 계열 은행과의 연계영업 허용 논란이 대표적인 관심 사안이다. 금융당국은 당초 금융지주사들에 저축은행 인수를 직·간접적으로 권할 때부터 연계영업 범위를 넓혀줄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존 저축은행들이 영업 위축 및 형평성 등을 들어 반발하면서 금융당국은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은행 연계영업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