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인류사 2만5000년 동안 강력한 충격으로 세상의 근간을 뒤흔들며 인간의 정신적 혹은 육체적 조건을 이전과 완전히 다른 상태로 바꾸어버리는 것을 ‘혁명’이라 한다. 혁명은 대개 어떤 특정한 인물에 의해 이루어지며 역사적으로 이를 ‘영웅’ 혹은 ‘선각자’라 일컫는다.
시대가 영웅을 만드는지 영웅이 시대를 창조하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는 마치 대나무의 마디처럼 이전 시대를 마감하고 더 나은 다음 시대를 준비하며 인류문명의 차원을 높이고 발달을 이끈다.
근현대사에 이르러 가장 혁명적인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진화론의 주창자 찰스 다윈을 꼽을 수 있다. 진화론은 1만년 동안 의심 없이 이어져 온 인류의 생물학적 존재 원리를 근본부터 뒤집은 혁명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창조론자와 진화론자 사이의 논쟁은 여전히 첨예한 대립각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만 놓고 볼 때, 또 이후 진화론이 과학 등 학문분야에 끼치고 있는 막강한 영향력으로 미루어 다윈은 근현대사에서 가장 혁명적인 영웅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진화론을 일반적으로 정의하면 ‘존재가 스스로를 둘러싼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끊임없이 자신을 변화시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변화의 과정에는 안타깝게도 어떠한 의도나 목적도 없고 지향점 역시 없다.
일례로 오랜 세월 진화를 거듭하며 물에서 나와 마침내 육지에 적응한 포유류가 그간 애써 이룩한 과정을 거꾸로 되돌려 바다로 되돌아가 고래가 된다. 어떠한 의도도 없이 그저 그렇게 변화에 스스로를 맞추어 가다보니 그렇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주가 추이를 지켜보면 진화와 마찬가지로 어떠한 의도나 목적 없이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 듯하다. 물론 우상향이라는 뚜렷한 의도가 있지만 그 의도라는 것은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일뿐 지수 자체는 의도와 상관없이 그저 주어진 조건과 변수에 맞춰 목적 없이 출렁인다.
목적 없는 출렁임을 어떻게 이성적으로 예측할 수 있을까?
따라서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자세는 이미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는 셈이다. 시장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시장에 ‘대응’하는 것이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경우에는 추측이라도 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극히 적기 때문에 섣부른 예상이나 예측에 의한 투자가 아니라 이미 벌어진 상황에 철저하게 대응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투자전략이다.
유진투자증권 박한수 전주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