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그린손해보험(000470)이 신안그룹 품에 안기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위원회가 이달 30일까지 지급여력비율을 100%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유상증자를 이행하는 조건으로 그린손보의 경영개선계획을 조건부 승인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금융위는 그린손보에게 대주주 승인신청을 완료하고 추가자본확충계획을 제출토록 했다. 첫 번째 고비를 넘기며 신안그룹이 그린손해보험의 새 주인으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자금부족, 대주주 요건미달 등은 계속해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금융위가 그린손보의 매각을 골자로 하는 경영개선계획을 승인하며 유상증자와 주식매매계약을 시한 안에 완료하는 것이 중요과제로 남았다. 이미 신안그룹은 지난 2월29일 그린손보와 출자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수를 위한 실사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사를 비롯한 인수 작업은 신안그룹의 계열사인 신안캐피탈과 외부 회계법인이 함께 담당하고 있다.
◆신안그룹의 보험업 눈독…왜?
신안그룹은 기존 건설업을 주력 사업으로 펼치며 건설 외에도 레저, 금융, 철강 등의 사업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1980년 신안건설을 시작으로 주택브랜드 ‘인스빌’을 설립했으며 이후 건축, 토목 등의 사업도 전개했다. 현재는 신안관광부터 신안캐피탈, 바로투자증권, 신안저축은행 등 총 19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레저부분 또한 마찬가지. 신안개발과 신안관광개발은 자본잠식 상태며, 현대시멘트로부터 지난해 인수한 성우리조트를 인수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했다.
건설ㆍ레저부분에서 뚜렷한 성과를 올리고 있지 못함에도 신안그룹이 보험업 인수에 나선 이유는 난항에 빠진 건설경기에 따른 업역 확대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현재 신안그룹은 그룹 내 바로투자증권, 신안저축은행, 신안캐피탈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금융업종은 주력업종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신안그룹은 그린손보 인수에 대해 금융업종 보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신안캐피탈, 신안상호저축은행, 바로투자증권 등 기존 신안그룹의 금융업종이 작은 규모지만 모두 흑자를 내고 있어 신안의 보험업 진출도 자신감이 붙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안상호저축은행과 신안캐피탈은 수십년째 흑자행진을 이어오고 있고, 지난해 인수한 바로투자증권도 적자상태에서 최근 흑자로 돌아섰다.
◆대주주 자격 문제없나? 신안 “부채비율 100% 이내”
그린손보의 경영개선계획이 금융위를 통과한 이유가 경영권 매각인 만큼 이후 가장 큰 이슈는 ‘과연 신안그룹이 보험사의 대주주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가’하는 부분이었다. 신안그룹의 자금력이 확보돼도 보험법상 까다로운 조건이 많은 만큼 자격요건에 충족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안그룹은 부채비율이 500% 달한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며 실제 부채비율은 100% 이내로 보험사 대주주 조건을 충족한다고 설명했다. |
신안그룹 관계자는 “신안그룹과 종속회사를 포함한 부채비율이 500%에 달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는 정확한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는 저축은행 예금이 부채로 잡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수가 오해한 저축은행 부채 9000억원을 제외하면 부채비율은 100% 이내로 문제될 것이 없으며 금감원에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승인이 난 만큼 인수에 있어 신안 내부가 문제될 일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자본금 부족에 대해서도 신안 관계자는 “신안 자체적으로 자금이 부족하다면 이번 인수에 뛰어들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현재 인수자금은 충분히 마련된 상태며 그린손보 실사 후 검토를 거쳐 최종적으로 인수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보업계, 신안그룹 보험업 진출 ‘아리송’
한편, 업계에서는 그린손보의 새 주인으로 이번달 초 금융지주로 재탄생한 ‘농협손해보험’을 점쳐왔던 터라 갑작스런 신안그룹의 손보업 진출이 당황스럽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특히 자금사정이 좋지 않다는 불신이 업계에 있는 터라 더욱 인수가능성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신안그룹의 사정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 만큼 주가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도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 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과거 리젠트화재 등은 보험사업 허가가 취소된 뒤 결국 상위 5개사로 계약자가 이전됐다”며 “롯데에 인수된 대한화재처럼 성공사례도 있지만 앞으로 인수일정과 시너지 효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없는 만큼 업계 관계자들도 섣불리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