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새 맛집, 신 메뉴 이번 시간에도 음식유래를 소개합니다. 지난번 알아본 부산밀면과 모리오카냉면이 모두 냉면을 전승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는데요. 그래서 이번에는 이들 음식의 모태라 할 수 있는 냉면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갈까 합니다.
냉면, 역사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조선 후기 풍속집인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와 1800년대 쓰여진 조리서 ‘규곤요람’, ‘부인필지(夫人必知)’ 등에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이 기록들에 따르면 냉면은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으로, 선조들이 즐겨먹었다고 하네요.
이를 통해 냉면이 못해도 수백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데요. 이 같은 냉면은 우리에게도 아주 친숙하지요. 때문에 언제든지 먹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썩 자주 찾게 되는 음식은 아닌데요. 요즘에는 고깃집에서 고기를 먹고 난 뒤 입가심으로 먹거나 더운 여름에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여름별미로 꼽히는 냉면이 과거에는 겨울음식이었다. |
그러나 사실 냉면은 여름음식이 아닌 겨울음식이었다고 합니다. 입안이 얼얼한 정도로 시원한 냉면을 추운 겨울에 먹는 모습은 상상하기 힘든데요. 옛 조상들은 추운 겨울철 뜨끈한 온돌에 앉아 시원한 냉면을 즐겼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겨울음식이던 냉면이 어떻게 오늘날에는 여름음식이 됐을까요?
냉면이 여름음식으로 자리매김 하는 데는 1900년 냉장고의 등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냉장고가 등장하며 여름에도 냉면육수를 차게 보관할 수 있게 됐는데요, 때문에 겨울에 즐겨먹던 냉면을 여름에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죠. 우리나라 고유 음식과 기술의 발전이 만나 오늘날 냉면이 여름별미가 됐다고 할 수 있겠네요.
흔히 냉면하면 평양냉면(물냉명)과 함흥냉면(비빔냉면)으로 구분하는데요.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이 오늘날의 모습을 갖기까지는 조금 달랐습니다.
평양냉면은 메밀과 전분을 섞어 면을 뽑는데요, 한국 최초 조리서인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에서 냉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찾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오미자 국물에 말은 찬 국수 지금의 냉면 일종인 착면(着麵)의 재료가 메밀이 아니라 녹두전분이라고 기록돼 있습니다. 예전에는 동치미 국물에 메밀면이 아닌 오미자즙에 말아낸 녹두국수를 즐겼다니 조금 색다르네요.
비빔냉면으로 불리는 함흥냉면의 경우에도 예전에는 서민이 즐기던 잔치국수에서 시초를 찾을 수 있습니다. 서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양반가와 궁중까지 전해지면서 현재의 함흥냉면의 모습을 갖췄다고 하니 이제부터 먹을 냉면 맛이 더욱 기대되기도 합니다.
이번 글은 올리브채널 ‘제면명가’의 도움으로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