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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00선 흔들 “하락장 온다” 비관론 고개드나

대외 악재·동시만기일 부담에 급락…코스닥 정책株 들썩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3.07 15:5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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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유로존 재정위기 불씨가 다시 타오를 것이라는 우려와 하루 앞으로 닥친 동시만기일 물량 부담에 밀려 코스피가 2000선 수성에 실패했다. 7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8.21포인트(0.91%) 하락한 1982.15로 거래를 마쳤다.

전일 뉴욕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 낙폭이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개장 직후 3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1970선 초까지 밀렸던 지수는 개인과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장중 낙폭을 다소 줄였다.

이날 개인은 3503억원어치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기관은 기금과 투신의 사자세에 힘입어 총 1364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반면 외국인은 현물과 선물에서 동시에 3000억원 이상을 팔아치우며 지수를 압박했다. 프로그램매매에서도 물량 부담이 이어졌다. 차익거래에서 1763억1500만원, 비차익거래에서 3207억4100만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도 대부분 파란불이 켜졌다. 비금속광물, 섬유의복, 보험, 종이목재 등이 소폭 상승했을 뿐 전 업종 약세로 마감했다. 특히 화학, 전기가스업, 철강금속, 유통업, 운수장비, 의료정밀, 운수창고, 은행, 제조업 등이 1% 이상 하락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시총순위 20위 내에서는 삼성생명, LG전자, SK텔레콤, NHN을 제외하고 모든 종목이 하락했다.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이 3% 넘게 하락했으며 SK이노베이션과 현대차, 포스코, 기아차, 하이닉스, 신한지주, 한국전력 등도 1~2% 낙폭을 기록했다.

업종 및 특징주 가운데서는 단기적인 악재로 꼽혔던 일본 카지노 합법화에 대한 우려가 감소함에 따라 GKL, 파라다이스 등 카지노관련주가 소폭 상승했다. 삼성생명은 2020비전 발표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 확대와 국내 보험사업 판매 강화 기대에 힘입어 1% 이상 상승했으며 LG전자는 미국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인 DSE2012에 참가에 미국 시장 공략 강화 기대감을 키우며 3% 이상 크게 올랐다.

이명박 대통령이 6일 발표한 UAE 원자력 발전 추가 발주 기대로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노렸던 한전기술은 강세가 꺾여 1% 넘게 하락 반전했다. 러시아 푸틴 총리의 대통령 당선 소식에 수혜주로 꼽힌 세아제강은 5%대 초강세를 기록했다.

일진반도체와의 합병을 공시한 일진머티리얼즈는 LED사업 경영 효율성 증대와 시너지 효과가 점쳐지며 4% 넘게 올랐다. 지난해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LTE 투자 확대와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전망에 이수페타시스도 4% 이상 치솟았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발표와 3월 동시만기일을 앞두고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신중한 시장 접근을 주문했다.

하나대투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그리스 민간국채 교환 협상에 대한 불협화음 등 유로존 재정위기가 재부각된데다 중국 경제성장 목표치가 하향 조정되는 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외 불확실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코스피는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급락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 시도가 있을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내수관련주 등 보수적인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주도주에 대한 저가매수 전략도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반면 이트레이드증권 김봉기 리서치본부장은 당분간은 국내증시가 상승보다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다소 비관적인 분석을 내놨다.

김 본부장은 “어제 다우존스 지수가 급락하고 국내 증시가 오전 한때 크게 하락한 뒤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단기적인 장세전망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며 “국내 증시의 대표적인 선행 커브인 ‘Citi Economic Surprise Index’가 현재 꺾인 모습을 모이고 있고 이 지표가 돌아서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상승장보다는 하락장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4개를 포함해 280개 종목이 상승했으며 537개 종목이 하락했다. 78개 종목은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3거래일째 약세를 기록했다. 7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1.14포인트(0.21%) 하락한 532.48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도 다소 줄어 8억2233만주, 거래대금은 2조10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14억원, 18억원어치를 쓸어담으며 지수를 방어했으나 기관의 80억원 매도우위로 상승 반전에는 실패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대부분 약세였다. ‘대장주’ 셀트리온이 바이오복제약 매출에 대한 기대감에 1%대 상승한 것을 비롯해 CJ오쇼핑, 다음, 에스엠, 3S 등이 강세 마감했으나 시총 순위 15위 종목 내 다른 종목에 모두 파란 불이 켜지며 빛이 바랬다.

다만 여야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정책 관련주의 독주가 눈에 띄었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신공항 추진 발언에 두올산업이 2% 가까이 상승했다. 민주통합당 부산·경남 지역 후보들이 잇달아 낙동강 생태계 복원 공약을 내놓자 와토스코리아, 뉴보텍, 자연과환경 등 수처리 관련주들이 개장 직후 상한가를 기록했다. 역시 관련주인 젠트로와 시노펙스도 상승세를 탔다.

반면 대표적인 정치 관련주로 꼽혔던 안철수연구소는 2% 가까이 추가 하락하며 8만원대 초반까지 주가가 밀렸다. 전일 금감원의 테마주 단속 발표 소식에 급락했던 바른손은 4% 이상 반등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21개를 포함해 431개 종목이 상승했다. 하한가 5개 등 534개 종목이 하락했으며 51개 종목은 보합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