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통폐합이 결정되기 전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민주통합당 예비후보에 대한 '의견종합보고서' |
[프라임경제] 민주통합당 광주·전남지역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의원들이 재심을 청구하며 집단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살생부(의견종합보고서)가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살생부는 공천심사위원회의 발표 전에 작성된 것으로 알려져, 특정세력을 위한 공천심사를 자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동반되고 있다.
6일 공개된 살생부에는 수도권과 호남을 포함한 전국 81개 선거구에 등록한 예비후보들의 이름이 적시됐고 ○×△로 평가돼 있다. 또 예비후보 이름 옆에 세부사항 칸을 만들어 두고 정보를 적시했다.
세부사항에는 예비후보에 대한 당적변경, 출신학교, 계파, 지지기반 등을 파악하고 있으며, 전남 A 지역 특정후보의 경우 ‘공천 불복 탈당, 무소속 출마 시 당선 유력’ 으로 기록돼 있다.
광주의 경우 ×로 평가된 현역의원 3명 모두 경선 탈락했다. 또, ○로 평가된 후보들은 2배수 공천에 포함됐다.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김재균 광주시당 위원장은 “공천심사는 공정하고 엄정해야 하며 일관성이 있어야 하지만 특정세력은 ‘의견종합보고서’라는 ○×△ 살생부를 작성해 이미 공천심사 전부터 누구를 탈락시킬지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 공천탈락의 기준과 원칙을 멋대로 적용시켰다”고 주장했다.
김재균 의원은 살생부에 대해 백원우 공심위 간사에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백 간사는 자기가 한 일이 아니라고 했지만, 총선기획단을 비롯한 친노 486세력이 호남공천학살의 주범”이라고 말했다.
또, “특정세력은 공심위가 열리기도 전에 경향신문에 이를 흘려 탈락확정으로 보도가 됐고, 반발이 있자 당 대변인을 통해 오보로 표명하게 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김재균 의원은 “불순한 정치적 의도대로 진행된 공천심사에서 이러한 광주의 민심이 제대로 평가받고 반영되지 못했다”며 6일 재심을 청구했다.
김 의원은 “공천심사위원회는 평가결과자료 일체를 공개하고, 재심위는 당규와 당무위원회가 정한 원칙과 기준대로 재심사해야 할 것이다”며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잘못 가고 있는 민주당을 바로잡기 위해 중대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나주·화순 선거구에서 공천 탈락한 최인기 의원도 7일 민주통합당 전남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실한 공천심사 진행의 책임이 있는 한명숙 대표의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최인기 의원은 "심사점수의 70%를 공심위가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공정성 훼손, 코드 공천을 불러왔다"며 공심위 심사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조영택 의원(광주서구 갑)은 이날 “특정후보를 공천하기 위한 ‘기획성 밀실공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공천심사 과정에서 활용한 것으로 알려진 현역의원 다면평가, 의정활동평가 결과와 후보 간 적합도 여론조사결과 등 근거자료 전부를 명백히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김영진 의원(광주 서구을)도 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형평에 맞지 않는 잣대로 수도권 공천과 호남 공천을 구분한 역풍을 누가 책임질 것인지 되묻고 싶다”며 “재심 신청을 통해 공천기준과 심사과정에 대한 합당한 설명을 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