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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 외식사업 재정비 두고 뒷말 무성, 왜?

9개 브랜드 중 1개만 확장, 성급한 문어발식 확장 ‘뒤탈’

조민경 기자 기자  2012.03.06 17: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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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매일유업(005990)이 외식사업 재정비에 나섰다. 지난 2007년 외식사업 진출 이후 5년이 지났지만, 9개 외식 브랜드 중 1개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던 탓이다. 이를 두고 매일유업은 사업 초기 여러 브랜드를 론칭해 사업성을 점쳤다는 설명. 하지만, 업계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 후 뒷수습에 나섰다는 풀이를 내놓고 있다. 매일유업 내홍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6년 10월 매일유업(005990)은 이듬해 첫 외식브랜드 론칭을 목표로 외식사업본부를 출범했다. 당시 매일유업은 사업다각화 전략이자 신성장동력으로 외식사업을 영위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일의 진행은 순조로웠다. 매일유업은 2007년 4월 인도요리전문점 ‘달’을 론칭하며 외식사업을 본격 가시화했다. 현재는 ‘달’ 외에도 ‘크리스탈제이드’, ‘만텐보시’, ‘야마야’, ‘골든버거리퍼블릭’ 등 9개 브랜드, 총 3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그나마 수익이 좋은 브랜드는 커피전문점 ‘폴 바셋’으로, 9개 브랜드 총 매출의 3분의 1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브랜드는 1~2개 매장을 오픈하는데 그쳤으며 매출도 미미한 상황이다.

◆“현상유지는 성장가능성 없다는 것”

이러한 매일유업이 올해부터 다른 브랜드는 제쳐두고 ‘폴 바셋’ 확장에만 주력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재 11개인 ‘폴 바셋’ 매장을 올해 적으면 3~4개에서 많으면 10개까지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나머지 8개 브랜드는 매장 수 확장 없이 현상유지만 한다. △골든버거리퍼블릭 1개 △달 3개 △더키친살바토레 2개 △만텐보시 4개 △안즈 1개 △야마야 2개 △크리스탈제이드 5개 △타츠미 2개 등이 전부다.

   
매일유업이 올해부터 외식브랜드 9개 중 1개 브랜드, ‘폴 바셋’(사진) 확장에만 치중하고 나머지 브랜드는 현상유지만 해나갈 방침이다.
이는 ‘폴 바셋’을 제외한 나머지 브랜드들의 성과가 좋지 않은데 따른 것으로, 오래 전부터 논의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유업은 일식, 이탈리안, 인도요리 등 다양한 종류의 외식 브랜드를 선보이며 나름 구색을 갖춰왔다지만, 외식시장에서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게 사실이다.

실제 지난해 연말 매일유업 관계자는 “내년(2012년)부터 외식사업을 재정비한다”며 “여러 브랜드를 갖고 있지만 ‘폴 바셋’을 포함해 1~2개 브랜드에 집중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업계는 “현상유지는 사실상 성장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며 “나머지 브랜드들은 사업포기로 보는 것이 맞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다각화와 외식시장에 대한 욕심으로 문어발식으로 브랜드 늘리는데 급급해 정작 내실을 다지지 못한 것이 외식사업 실패의 주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불안한 외식사업, 내홍도 한 몫

한편, 이 같은 매일유업의 외식사업이 빛을 발하지 못한 데는 문어발식 경영의 문제도 있지만 밑바탕에는 신구(新舊) 세력 간 갈등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매일유업 김정완 회장은 지난 2008년부터 2009년까지 1년 사이 10여명의 외부 인사를 영입, 조직 쇄신을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은 외식사업 등 사업전반의 추진에 있어 기존 임원들과 마찰을 빚었고, 급기야 지난해 4월에는 임원진 48명 전원이 사표를 제출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사태는 임원 7명이 사퇴하며 우선 일단락됐다.

이러한 과정에서 외식사업본부장 후임으로 모 전무가 영입됐다 사퇴했는데, 이를 두고 업계는 사업 진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이유로 풀이하고 있다.

후임 전무가 일본에서 오랜 기간 외식사업에 종사한 외식통으로 영입 당시 사업 성장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신구 세력 간 갈등으로 퇴진하는 등 내부 갈등이 제대로 된 사업추진을 가로막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매일유업 측은 “임원진 갈등∙사퇴와 외식사업과는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회사 측은 “김영식 전무가 물러난 것은 임원진 사퇴와는 별개로 개인적인 사업을 위해 물러난 것으로 안다”며 “임원진 사퇴와 연관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