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오는 8일 올해 첫 선물옵션동시만기일을 맞아 국내증시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프로그램매매를 통해 6조8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매수세가 몰리며 주가 지수는 급등했지만 물량출회 부담이 적지 않다. 만기 당일 물량폭탄이 쏟아질 경우 ‘옵션쇼크’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
이번 만기일의 핵심은 3조~4조원에 달하는 외국인의 단기 차익거래 자금이 무사히 롤오버(만기연장·이월)될 것인지 여부다. 지난 2010년 11월 만기일에 벌어진 옵션쇼크는 외국인이 롤오버를 포기하며 벌어졌다.
이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일단 3월 동시만기를 맞아 매수차익잔고 청산과 물량 출회 가능성이 커 매도 우위를 보일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환율 급락의 요인이 될 만한 대외 악재나 돌발변수가 없는 이상 시장 충격은 없거나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국인, 환차익 노리기에 이른 시점
신영증권 한주성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이 만기에 한꺼번에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며 “가격적인 면에서 현재 베이시스와 스프레드 가격 모두 절대치 및 경험적인 수준에서 높은 상황인데다 무엇보다 환율 하락이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 입장에서는 만족할 만큼의 환차익을 거둘 수 있는 시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또 “외국인 입장에서 합리적인 선택은 차익거래 포지션의 롤오버에 나서는 것”이라며 “향후 환율이 유동성과 지수 상승으로 더 떨어지면 그때 포지션을 천천히 정리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동시만기일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IBK투자증권 김현준 연구원은 “이번 동시만기일은 국가기관의 매도 청산과 일부 인덱스 스위칭 매도 영향으로 매물 부담이 나타날 수 있고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 가능성도 있다는 만큼 만기 당일 눈에 띄는 상승 모멘텀이 없다면 만기일 자체가 투자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만기일에 매물이 출회되더라도 프로그램 매물 부담을 일부 덜 수 있고 만기일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KTB투자증권 박문서 연구원도 “만기 영향으로 지수가 하락하더라도 회복기간이 매우 짧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현물시장 모두 이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게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관심이 집중되는 외국인의 비차익거래 매수를 들여다보면 연초 이후 일평균 1500억원 규모로 매수세가 활발히 유입됐다”며 “비과세주체의 차익잔고와 외국인 차익잔고 중 일부가 청산돼 1조~1조5000억원의 매물이 출회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역발상’ 투자 기회 살려볼까?
동양증권 이중호 연구원은 “이번 동시만기일은 잔고 상으로 매도 가능성이 높지만 실제 시장의 충격은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매도 우위 가능성이 높을수록 오히려 좋은 매도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현물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번 만기를 ‘역발상’ 투자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며 “만기 매물이 출회될 때 오히려 매수해 반등 시 매도하는 롱 스퀴즈(Long squeeze) 등의 전략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선물옵션동시만기일은 지수선물·옵션, 개별주식 선물·옵션의 만기가 동시에 도래하는 날을 말한다.
지수선물·옵션과 개별주식 옵션 만기가 겹치는 ‘트리플(Triple) 위칭데이’에 개별주식 선물을 포함해 숫자 4를 의미하는 ‘쿼드러플(Quadruple)’을 붙여 만든 용어로 일명 ‘네 마녀의 날’이라고도 불린다. 쿼드러플 위칭데이는 4명의 마녀가 빗자루를 타고 어지럽게 날아다니듯 지수선물·옵션, 개별주식 선물·옵션이 동시 만기돼 변동성이 커지는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