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맞벌이 부부의 비율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경제생활의 부담을 남자가 다 짊어지기엔 힘들 뿐 아니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또한 증가했기 때문. 이러한 가운데, 가사와 일을 병행 할 수 있는 여성들을 위한 일자리는 드물다.
하루 근무시간이 4시간30분밖에 되지 않아 가사와 일을 병행하며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장점으로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소속기관인 안양지청 고객상담센터에는 전화상담원 57명(전원 여성)이 근무를 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무기 계약직 또는 비정규직으로 월 80만원의 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상담센터가 이전할 때 함께 내려가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계약이 해지된다. 이에 57명의 전화상담원들이 갈 곳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지난 참여정부 시절부터 추진된 혁신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전국 지역의 총11개 중 울산이 선정되면서 안양지청 고객상담센터가 울산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국토균형발전위원회는 2008년 10월 고객상담센터를 울산으로 이전한다는 결정을 내리고 시행안을 마련해왔다.
정부부처 한 곳당 기관 한 곳을 내년 1월까지 지방으로 옮겨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해당 혁신도시로 인력과 조직 등 모두 이전하도록 되어 있다. 현재 울산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공공기관들의 신청사 건립 또한 본격화되고 있다.
노동부는 생활 근거지인 수도권에서 계속 고용이 유지되고 우수한 인력을 계속 활용할 수 있도록 여러 대안을 검토한다고만 밝혔다.
노동부 운영지원팀 김일섭 팀장은 “그동안 노동자들과 계속 대화와 소통을 하며 방안을 연구해왔다. 현재 근로조건의 상태로 수도권에서 일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대안을 마련 중인데 구체적인 대책이 없을 뿐이다”며, “상담원들의 역량이 아깝고 인력을 보호하기 위해서 연구 중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고용노동부에 근무하는 한 전화상담원은 “울산으로 이전한다는 발표가 났을 때부터 담당하시는 분들께 대책에 관련해 말을 해왔지만, ‘시기상조’라는 말만 했을 뿐이다”며, “나머지 전화상담원 또한 일을 계속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등하거나, 좋은 방향으로 추진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이 전화상담원은 “얼마 전 청소용역을 직영화 시키려고 검토하는 것에 비해서 우리 전화상담원에게는 반대로 가는 것 같다”고 말하며, “노동부 측에서 울산으로 내려가지 못하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라, 고용할 의양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공공운수노조의 한 관계자는 “노동부 측에서 조건도 주지 않고 고용지원센터에서 장소를 이전해주는 상황도 아니다. 사실상 이들을 희생시켰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동부는 국민 누구나 일할 수 있고 일을 통해 행복한 나라로 만들겠다고 국민들과 약속했다. 대화와 소통을 통한 대책도 중요하지만, 하루 빨리 뚜렷한 대책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