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포털사이트에 ‘교통카드 환불’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해보면 교통카드 분실로 환불을 문의하는 글들이 연달아 뜬다. 사연은 대부분 대동소이하다. 교통카드를 분실했고, 이에 어떠한 조취를 취해 환불을 받을 수 없냐는 내용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환불은 절대 받을 수 없다.
충전식 카드인 교통카드의 경우 잃어버린 경로가 어떻든, 설사 아이핀(i-PIN) 인증을 통해 홈페이지에 등록했다 할지라도 잃어버리면 끝이다. 충전식 교통카드는 은행에서 발급해주는 후불교통 카드와 달리 애초부터 중앙서버에서 카드에 명령을 내릴 능력이 없다. 왜일까?
문제는 교통카드 서비스는 여전히 첫 등장 당시와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점이다. 교통카드를 분실할 경우 환불은 물론 정지 처리조차 안 된다. 한마디로 잃어버리면 그만인 것이다. 설사 교통카드를 해당 홈페이지에 등록해 사용 내용이 기록될 지라도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 없다. 그저 누군가 주워서 사용하고 있는지 아닌지 여부만 확인될 뿐이다.
티머니로 불리는 한국스마트카드 측은 “티머니는 중앙서버에서 관리, 통제할 능력을 갖고 태어나지 않은 충전식 카드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교통카드는 실명 확인이 안 돼, 이용자의 허위 사용 여부를 가릴 수 없다는 점에서도 중앙서버에 의한 관리는 무리다”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어린이·청소년 카드 사용자의 경우 일종의 신분 인증 절차인 아이핀(i-PIN)을 통한 본인 여부 인증을 밟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명 확인이 안 된다는 점은 일종의 핑계처럼 들린다. i-PIN은 인터넷상에서 주민등록번호를 대신해 본인을 확인받을 수 있는 사이버 신원 확인번호로 정보통신부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교통카드 구입비용이 지나치게 비싸 다수의 사용자를 상대로 횡포를 부린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다. 카드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마그넷카드 원가는 500원, IC칩이 내장된 카드의 경우 1000원 정도다. 특별한 기능도 내장돼 있지 않은, 단순 기능만을 하는 교통카드가 시중에서 2500원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적지 않는 가격이다.
한국스마트카드(티머니)는 전체 교통카드의 8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티머니 등 교통카드를 한 번 사용할 때마다 시내버스나 지하철, 택시의 경우 1.95%, 지하철의 경우 1.66%를 수수료로 내고 있다. 교통카드 발급업체는 수수료는 수수료대로, 카드는 카드값대로 챙기고 있는 셈이다.
한국스마트 측은 정지를 통한 환율 요구 조치에 선불카드라는 점을 운운하지만, 일회성으로 사용하는 상품권이나 기존의 대다수 선불카드는 한 번 사용으로 수명을 다하지만, 교통카드는 분실이 있는 전까지 계속 사용한다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1998년 2월 하나로 카드를 상용화해 서울시에서 첫 도입 후 14년이 훌쩍 지난 교통카드는 현재 전국으로 뻗어나가 농어촌버스도 교통카드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상주, 영천, 삼척, 제주 등지에서도 사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휴전선 너머 평양에서도 교통카드가 사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동안 충전식 교통카드는 대중들에게 폭넓게 사용되면서 빠르게 진화해왔다. 단순히 교통 요금 결제를 넘어서 편의점, 레스토랑, 호텔, 커피전문점 등에서도 손쉽게 사용 가능하다.
교통카드의 성공적 변신에는 다수의 시민들의 손쉽게 항상 소지한다는 점이 뒷받침됐다. 국내 티머니 공급 업체 티모넷(T-monet)은, 티머니 교통카드의 발행규모는 3000만장, 보급률은 인구의 98%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교통카드는 자주 그리고 빠른 시간에 찍고 지나가야 한다는 특성 때문에 기존 지갑과는 별도의 교통카드 지갑을 등장시키기도 했다. 지갑을 따로 꺼내는 시간과 노력도 부담스러울 만큼 교통카드는 손을 주머니에 넣으면 잡히는 생활필수품이 됐다. 교통카드는 대중성과 함께 빠르게 상업화됐다.
지난해 11월 티머니 발행사 한국스마트카드는 대중교통에 IT를 접목한 교통카드 시스템으로 대중교통 활
교통카드 도입으로 대중교통 이용이 증가하고, 속도가 단축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교통카드 분실을 사용자 탓으로만 돌리며 ‘나 몰라라’ 이득을 챙기고 있는 카드업체의 반성이 필요하다. 교통카드 업체들은 이제 그만 고객의 소중한 돈을 좀먹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