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 이재현 CJ회장 미행사건’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주요그룹 총수들의 경호실태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각 그룹 경호시스템은 총수스타일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최대한 회장 눈에 띄지 않게 ‘그림자 경호’를 하는 곳이 있는가하면 ‘대통령 수행’ 못지않게 위화감을 주는 곳도 있다. 그룹별 경호 스타일을 살펴봤다.
재계서열 1위인 삼성그룹의 경우 이건희 회장을 위한 별도 경호팀이 운영되고 있다. 다만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를 쓴, 누가 봐도 ‘나 경호원이오’라고 써 붙인 그런 요원들이 아니다. 태권도 등 무술 유단자들이지만 여느 회사원 못지않게 평범하다. 외관상은 그렇다. 이들은 대부분 삼성에스원 소속으로, 이 회장을 24시간 ‘그림자 경호’ 하고 있다.
삼성이 ‘보이지 않는 경호’를 하는 덴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 회장 본인이 부담스러운 경호를 워낙 싫어하는 탓이라고 한다. 실제 이 회장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대부분 비서팀장과 동행하는 데 그친다. 단, 해외출장 땐 현지 주재원들 주도 아래 사설경호팀이 따로 배치된다.
◆경호스타일 그룹마다 제각각
현대기아차그룹의 경우 그때그때 다르다. 공식 경호팀은 따로 없지만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나 이벤트 땐 A용역업체 안전요원 4~5여명이 신변을 보호한다. A사는 청와대 경호실 출신이 운영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경호팀은 국내에서만 가동되며 해외출장 시엔 수행비서 한 명만이 함께 다닌다.
그룹총수 가운데서도 유난히 소탈한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경우 이렇다 할 경호팀이 따로 없다. 출장길도 업무상 필요한 임원이 동행하거나 수행비서 정도가 전부다. 심지어 웬만한 경조사 현장엔 비서조차 대동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너무 단출하다”고 지적하지만 그때마다 회사 측은 “LG만의 스타일”이라고 대응한다.
반면, 아예 경호팀 자체가 없는 곳도 다반사다. 롯데그룹 신격호 등기이사의 경우 일본과 한국을 오가는 일이 잦아 경호원을 별도로 둘만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워낙 혼자 다니는 것을 좋아해 비서실 소속 1~2명이 공항에 나가 영접하는 게 전부다.
이밖에 GS그룹 허창수 회장, 두산그룹 박용현 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 등도 별도의 경호팀 없이 업무보조 차원에서 수행비서 1명만 데리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경우 과거 ‘대통령 수행’ 못지않았지만 ‘보복폭행 사건’ 후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한다.
그러나 경호업계 시선은 사뭇 다르다. 외부에 공개되는 게 꺼려질 뿐이지 실제론 경호팀을 직접 운영 중이거나 대부분 외부용역업체를 끼고 있다고.
한 사설 경호업체 관계자는 “재벌 총수들은 개인이기보다는 그룹의 장으로서 활동하기 때문에 신변보호에 신경을 쓴다”며 “위화감 조성이라는 문제 때문에 표면에 들어나지 않을 뿐”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