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얼마 전 필자는 건강마스타 코칭 텔레클래스를 진행했다. 그간 텔레클래스를 수강자로 참가한 적도 많았고 여러 차례 전화로 코칭을 하기도 했지만, 진행자 입장에서 전화상으로 클래스를 주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리 인터넷 전화접속이 차질 없이 되는지 확인도 해보고, 지난 번 배운 걸 리뷰도 해보는 등 진행자로서 나름대로 이런저런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는데, 막상 시작하기 바로 전엔 역시나 두려움과 떨림이 있었다.
그러나 오프닝 멘트를 하고 서로 인사를 나누며 클래스를 시작하니 다행스럽게도 진정이 됐고, 떨림도 당황함도 차츰 줄어들었다.
필자가 이런 일을 진행하는 게 가능한 것은 특별한 재능이 있어서가 결코 아니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코칭의 힘’을 믿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다.
텔레클래스에 참석하신 분들은 모두 8명이었다. 보통, 어떤 모임을 하면 시간이 거의 다 돼서야 참석하거나 지각하는 이들이 늘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분들은 전원이 약속시간 전부터 일찍 와서서로 인사를 나누며 모임을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참여자들은 텔레클래스를 진행하는 동안 건강마스터 코치로서 활동을 하기 위해 선발돼 교육을 받고 실습을 받는 것에 감격스러워 했다. 이들의 의지와 의욕 덕에 진행초보자였던 필자에게까지 그 감동의 파장이 전해졌다. 가슴이 찡할 정도였다.
최근 국민의 약 30%정도가 암에 걸릴 수 있다는 보도를 본적이 있다. 과거보다 주위에 암환자들이 많지만, 한편으론 쾌유하거나 순탄하게 치료를 진행하는 이들도 많다.
국립암센터의 이진수 원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제 암은 치유가 안 되는 불치의 질병이 아니고 조기발견만 하면 같이 데리고 살면서(?) 장기치유하면서 얼마든지 극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텔레클래스에서 만난 그분들은 차유된 지 5년이 경과해 ‘암 생존자’로 불리는 이들이다. 암의 특성상 재발하는 경우가 있어 수술 후 치유가 되어도 5년 정도 지난 뒤 생존했을 때 비로소 ‘암 생존자’로 분류된다고 한다.
그들의 공통된 얘기는 이랬다.
“이제껏 너무 잘못 살아왔고, 후회스럽다.” “앞으로는 삶의 태도와 습관을 바꿔 ‘전환자의 삶’을 살겠다.”
“여태껏 나만 알고, 내가 아니면 안 되고, 남을 비난 비평하면서 살아왔다”며 이런 태도가 상당 부분 암의 원인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앞으로는 나를 내려놓고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결론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참가자들 모두가 본인이 이제 죽음의 문턱에서 암을 극복하고 쾌유되어 기쁜 것은 말할 나위가 없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고 위로를 주고 도와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기쁨과 희열을 느낀다고 한결같이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남을 돕고 싶어 하는 본성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남을 도울 때, 자신의 존재감을 새롭게 느낀 경험들이 몇 번 쯤은 있을 줄 안다.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설’을 굳이 원용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실생활에서 쉽게 경험하지 않는가? 조금의 기부나 작은 봉사라도 하고 나면 누구나 뿌듯함을 느낀다. ‘기부 중독’이라는 말도 생겼다지만, 요즈음은 기부와 봉사가 생활화되어가는 것을 주위에서 많이 본다.
필자가 근무하는 곳에서 새싹장학지도를 신청하는 학생들의 신청서를 읽다보면 너무나 가슴 벅찬 경험을 종종 한다. 그들의 소개서와 참여동기를 보면 한편의 인생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어렵게 큰 사람이 어려운 사람을 돕는다는 얘기가 있지만, 실제로 지원대학생들 대부분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성장했고, 지금은 또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돕고자 나선다. 다소의 장학금은 받지만 후학을 위해 봉사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는 봉사자들의 진솔한 인생고백과 각오를 접할 때마다 매번
암 생존자들로부터 “전환자의 삶을 살겠다”는 말을 들으면서 ‘삶’이란 단어와 진정한 ‘자아존중감’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번 떠올린다.
김해동 CEO 및 임원 전문코치(PCCC) / 국립암센터 헬스케이 코치 / 전 CJ제일제당 부사장 / 전 CJ헬로비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