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철호 기자 기자 2012.03.02 09:43:54
[프라임경제] 이정현 새누리당 광주서을 예비후보는 지난달 29일 채널A 쾌도난마에 출연해 4.11총선에서 임하는 각오를 ‘사즉생’(死卽生)이란 말로 대신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 출마했던 이 의원은 7백여표(0.65%)의 득표율을 기록한 뒤, 18대에는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대변인격으로 활동했으며, 호남 예산지킴이 역할에 충실해 왔다. 지난 17대에 이어 새누리당 불모지에서 고독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정현 예비후보의 최근 근황에 대해 들어본다.
- 선거 운동, 하루 일정이 어떤가?
▲매일 오전 4시30분에 일어나서 5시 새벽기도, 목욕탕과 이발소를 거쳐 출근길 손흔들기, 그리고 식당과 대중 행사에 참여하고, 저녁시간 호프집 순례 등 하루 40~45개 일정을 소화하고 12시가 넘어서 집에 들어간다.
- 최근 여론조사에서 수치적으로 밀린다. 당선 가능성은?
이정현 의원의 넥타이. 호남을 뜻하는 노란색 바탕에 초록색 새싹. 채널A캡쳐.
▲당선 가능하다. 24년간 민주당 일색의 식상한 정치가 이뤄지다보니 여론조사에서 투표성향을 밝히기를 꺼린다. 여론조사를 신뢰하지 않고 있으며, 민심이 상당부분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저는 제가 고안한 넥타이를 착용하고 있다. 노란색으로 대변되는 민주통합당 안마당에서 새싹을 틔워달라는 의미로 노란색 바탕에 초록색 새싹을 도안했다. 지역감정을 무너뜨려 달라는 의미도 된다. 이제 유권자 혁명을 이뤄내야 할 때다. 호남 예산 지킴이를 지역민들이 지켜주실 것으로 믿는다.
- 호남에서 새누리당 출신이 당선된 적이 있었나.
▲호남에선 강현욱씨가 전북에서 한나라당 출신으로 당선됐는데, 당시 민주당으로 옷을 갈아 입었다. 광주전남에선 한나라당 출신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 지역감정을 깰 수 있는 정책이나 아이디어는?
▲집권 당시 국정을 정도로 운영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동안 호남에 대한 차별인사가 있어왔다. 그렇지 않아도 소외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의도적으로 배려했어야 했다. MB정권은 예산 배정과 인사 문제에서 호남에 대해 관심을 갖기는 커녕 배제를 강화했다.
- 구 보수진영의 5.18민주화 운동에 대한 사과가 적절하다고 보나?
▲사람이 죽었다. 그것도 많이 죽었다. 가족들과 친인척, 그리고 나아가 호남민들에게 돈으로 보상한 들 잊혀지겠나. 진심으로 끌어안고 달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권력을 가진자의 당연한 도리다.
- 친구들로부터 민주통합당하지, 왜 어렵게 새누리당을 하느냐는 말을 듣지 않느냐?
▲최근 지인으로부터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어지하에 “택도없는 소리다. 남자가 줏대가 있어야지”라고 일축했다. 정치는 여.야의 구도속에서 발전하는 것이다. 호남을 벗어나면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국민들도 많다. 민주통합당이 완벽한 당인가.
24년간 호남에서 민주통합당 의원이 거의 독식하면서, 정치인들은 호남민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자판기처럼 공천하면 당선증이 나온다. 선거 때만 되면 TV에 나와서 지역민들을 자극하는 소리만 한다. 결국 지역민들이 손해보고 있는 것이다.
- 광주에서 출마하는 한나라당 출신 정용화씨가 탈당하면서, 박근혜 위원장을 향해 “정치상식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했다.
▲선거를 치르고 있는 사람이라 발언을 자제하겠다. 하지만 정용화씨의 발언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선거운동하면서 서민들과 만나면, 어렵다고 하지 않나?
▲동네경제, 골목경제가 너무 어렵다. 선거운동을 위해 골목가게를 찾아가면 주인들이 너무 안쓰러워 보였다. 대형마트로 인해 동네가게는 초저녁에 문을 닫는다. 골목상권이 붕괴되면서 어두운 동네로 변하게 된 것이다.
- MB정권의 부자정책에 대한 입장은?
▲부자정책에 대해서는 반성해야 한다. MB정권의 대기업정책이 강력하게 진행된 것이 사실이다.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 역대 정권에서도 양극화는 있어왔고, 부동산 정책 등이 혼선을 빚기고 했다. 하지만 MB정부는 상대적으로 성장위주의 정책을 펴면서 양극화를 심화시킨 측면이 있어 반성이 필요하다.
대기업의 태동으로 볼 때 국민기업이란 말이 맞다. 초창기 자금지원과 정책적 지원으로 성장했다. 2.3세 경영인에게 넘어가면서 중소상공인들이 담당해야할 부분까지 문어발식으로 확장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그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된다. 대기업의 양심에 맡겨서 안된다면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
- 박근혜 위원장과의 인연은. 어쩌다가 박근혜의 입이 됐나?
방송에 출현해 인터뷰 중인 이정현 예비후보. 채널A캡쳐.
▲2004년도 총선에서 광주 출마를 결심하고 선거운동하고 있는데, 박 위원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밥을 먹자고 하길래 그냥 흘려들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식사를 했다. 한나라당 차원에서 호남을 포기하지 말라는 주장을 폈다. 강한 어조로 열변을 토하는 것을 들으시고, “참 말씀 잘하시네요”라고 하시더니 저를 당 수석 부대변인에 발탁했다. 또 대선캠프 대변인을 맡기시더니 18대 총선에서 박 위원장 몫으로 배정된 비례대표를 저에게 주셨다.
국회에서 박 위원장과의 인터뷰 몇 번 주선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박근혜 대변인격 보직이 됐다. 박 위원장은 당 대표시절부터 탕평인사를 해오신 분이다. 현재 박 위원장 측근에 호남출신인사들이 많다. 조직, 홍보, 비대위 좌장, 공심위도 호남권 인사들이 상당부분을 차지고 있는 것은 이를 반증하는 사례다.
- 위기에 처한 새누리당을 구하기 위해 박근혜 위원장이 나섰다. 비대위 구성을 어떤가?
▲박 위원장은 4년전 530만표로 대선에서 이기고, 57%라는 압도적 국민 지지를 받은 상황에서 당대표직을 넘겼다. 4년이 지난 지금 새누리당 지지는 바닥이다. 친이계 의원들이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정권을 위임하는 조건으로 박 위원장을 추대했다.
2개월만에 새누리당 정강정책을 바꿨고, 이제 공심위를 통해 사람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2개월이란 짧은 기간동안 엄청난 변화를 꾀한 것은 위기관리 능력이 탁월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 정수장학회 문제는 어떻게 봐야하나?
▲정수장학회는 재단이다. 간부에서 물러나면 권한이 없다. 재단이 해체되면 국고로 귀속된다.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체제 15년동안 故 박정희 대동령에 대한 격하가 말 못할 정도로 심했다. 정수장학회에 대한 수사는 수시로 이뤄졌다. 2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적이었다. 역대 정권에서 문제를 삼지 못한 상황에서 선거철만 되면 나오는 의혹제기는 정치인들의 자질 문제로 본다.
-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평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말 위대한 분이시다. 호남사람들에게 고향을 찾아준 사람이다. 타 지역에서 거주했던 호남 사람들이 호남출신이다는 점을 알리기꺼려했다. 하지만 그분 집권 후 고향을 말하기 시작했다. 특히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자본주의의 진수를 맛보게 했으며, 남북화해와 민주화를 진일보시킨 인물이다. 정말 존경한다.
- 마지막으로 정치철학에 대해?
▲저는 하나님을 믿고 있다. 저는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도, 세상을 바꿀 원대한 포부를 밝힌 정치인도 아니다. 저는 번번히 시험에서 떨어지고, 실패한 경험이 많은 비주류다. 왕따를 당해 자존심이 상해봤고, 그로 인한 슬픔과 서글픔을 맛본 사람이다.
평생 비주류 인생을 살아봤지 때문에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광주시민들이 저를 지켜줄 것으로 확신한다. 사즉생(死卽生)의 마음가짐으로 선거운동에 임하겠다. 지켜봐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