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커피 번’ 열풍을 일으킨 로티보이가 지난 23일 5년 만에 최종 부도 처리됐다. 이에 앞서 싱가폴 본사인 로티보이 인터내셔널 프라이빗 리미티드(RIPL, 이하 본사)는 지난 1월17일자로 계약내용 위반 및 미수금 연체를 이유로 한국총판인 로티보이베이크샵코리아(이하 RBK)의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해지한 상태다. 그동안 RBK를 통해 가맹점을 운영해온 점주들은 물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운영상 차질을 빚어왔고 현재는 RBK를 상대로 물품보증금 반환 소송을 준비 중이다. 이에 본사는 오는 3월2일 한국지사 (주)로티보이를 설립해 가맹점 운영을 정상화하는 등 국내 사업을 직접 챙길 방침이다.
로티보이 가맹점주 대표들과 누리트레이딩 김채복 대표는 29일 기자들과 만나 오는 3월2일 본사의 한국지사 (주)로티보이를 설립하고 6개월 내인 올 하반기까지 로티보이 경영을 정상화시키겠다고 밝혔다.
누리트레이딩은 지난 2월2일 등록된 무역업체로, 1월17일 RBK의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 해지 이후 2월부터 국내 로티보이 가맹점에 커피 번 원료인 생지와 커피크림 등을 공급해왔다.
◆1년 내 자본금 10억원 목표
이 누리트레이딩의 김채복 대표가 한국지사 로티보이 지사장을 맡는다. 로티보이는 자본금 5000만원으로 발족, 추후 본사 히로탄 대표가 자본금을 투자해 3월말까지 자본금을 1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김채복 대표와 히로탄 대표가 각각 30%의 지분을, 나머지 40% 지분은 다른 주주들이 갖게 된다. 로티보이는 1년 안에 자본금을 10억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로티보이 한국지사 지사장을 맡게 된 김채복 누리트레이딩 대표. |
로티보이는 현재 96개 가맹점의 운영 정상화를 위해 10억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기존 RBK와 계약을 맺은 가맹점들과 신규 가맹계약을 맺는 대신 RBK와 이미 계약했던 기간을 보장하는 등 기본 약관내용을 이행할 것이다”며 “이미 가맹점주들과 합의가 된 사항이다”고 말했다.
로티보이는 또 향후 매장오픈 형태를 현재 소형(10~20평) 위주에서 △휴게소∙지하철역사 내 △중∙대형매장 등 총 3가지로 구분해 오픈할 계획이다. 또한 매출이 저조한 메뉴를 빼고 신메뉴를 출시하는 등 메뉴개편 등을 통해 가맹점 운영 안정화를 꾀할 생각이다.
현재 전국 96개 가맹점 중 80% 이상이 로티보이와 손을 잡고 운영을 지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참석한 로티보이 가락점 점주는 “로티보이 가맹점주들 중 RBK 권주일 대표와 감정이 좋은 사람을 없을 것”이라며 “6개월 전부터 RBK에서 물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연락도 안 되는 등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 점주는 이어 “2월부터는 누리트레이딩을 통해 물품을 납품받고 있으며 앞으로는 한국지사를 통해 운영을 해나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일방적 계약 해지는 ‘어불성설’
한편, RBK 권주일 대표는 본사의 RBK에 대한 일방적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 해지 이후 2주 만에 누리트레이딩이 설립되고, 또 한 달 만에 누리트레이딩 대표를 지사장으로 하는 한국지사 로티보이가 설립된데 대해 본사가 국내 사업을 직접 챙길 욕심에 횡포를 부린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물밑작업을 벌였다는 의혹에 대해 김채복 대표는 “RBK가 한국 내 사업을 하는데 문제가 있음을 안 본사가 인도네시아 법인 주주이자 한국인인 나에게 한국에서 사업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온 것이다”며 “본사가 짜고 RBK와 계약을 해지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처음에는 RBK 권주일 대표가 본사에 RBK를 인수하라는 요구를 해 이 역시 검토했으나 은행채부와 악성부채 등 문제가 있어 인수가 불발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