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내달부터 금융당국의 장내 옵션시장 건전화 방안인 옵션 거래승수 인상이 시행됨에 따라 금융투자업계는 득실계산으로 분주하다. 현재까지의 반응은 이러한 대책이 시장 안정에 기여할지는 몰라도 거래비중 축소에 따른 것인 만큼 부정적 영향이 강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석동)는 파생상품시장의 과도한 투기성을 억제하고 개인투자자 비중을 낮추기 위해 옵션 거래승수 인상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장내 옵션시장 건전화 방안을 발표, 3월 동시만기 이후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내달 9일부터 KOSPI200옵션 거래승수는 현행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오른다. 다만 투자자 혼란을 막기 위해 기존 상장된 결제월물 거래승수는 10만원으로 유지한다.
이는 3월 동시만기 이후 새로 상장되는 2012년 9월물부터 신규 상장되는 월물에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만약 오는 4월 옵션 추가상장이 필요할 경우 추가 상장되는 2012년 4월물, 5월물, 6월물은 거래승수가 10만원이지만 2012년 9월물은 50만원 승수를 갖게 되는 것이다.
위탁증거금 및 결제금액은 옵션시장 종목별로 거래승수가 차등 적용돼 산출된다. 산출 시 사용되는 옵션의 계약당 최소증거금은 거래승수가 10만원인 종목의 경우 1만원이며 거래승수가 50만원인 종목은 5만원으로 변경된다.
투자자가 보유 가능한 KOSPI200상품의 미결제약정수량한도도 옵션 거래승수를 차등 적용해 산출하며 주문한도수량은 현행 5000계약에서 옵션 거래승수 10만원 종목은 5000계약, 50만원 종목은 1000계약으로 바뀐다.
또 단일가 매매 시 약정가격이 상·하한가로 설정되는 경우 수량배분은 옵션거래승수에 따라 이원화하고 투자자가 선물거래 때 현금으로 증권·선물회사에 예탁해야하는 현금예탁필요액 비율도 현행 33%에서 50%로 인상된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승수 인상의 효과로 유동성 감소, 무엇보다 자금력이 떨어지는 개인 거래비중 감소가 부각될 것으로 진단한다. 옵션 유동성은 일반적으로 최근월물에 집중돼 6월 동시만기 이후부터 영향권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연도별 개인투자자 옵션 거래대금 규모 추이, 한국거래소·동양증권 제공. |
최 연구원의 말처럼 실제 옵션매수전용계좌 폐지 후 개인 비중은 35% 수준에서 20% 후반대로 줄었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은 개인 투기거래 감소에 따른 유동성 변화다.
이는 외국인과 기관 헤지거래 등 옵션연계 매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옵션가격 왜곡 현상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투자자들은 기존 승수 10만원 옵션과 새로 발행될 승수 50만원 옵션이 공존하는 3월 9일부터 6월14일까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만약 옵션시장에 투자자 혼선이 발생할 경우 옵션 승수 간 가격 괴리로 인한 투자 착오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승수 10만원인 근월물 옵션은 3계약을 거래했는데 승수 50만원인 원월물 옵션 1계약을 거래할 경우 원월물 옵션의 가치가 더 큰 경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동양증권 이중호 연구원은 "동일한 거래 가정 시 옵션 시장 규모 축소와 유동성 감소 효과는 확실하겠지만 거래승수 변경의 주요 목적인 옵션 시장의 과도한 투기성과 높은 개인투자자 비중 축소 달성 여부는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승수 상향으로 정교한 헤지를 하기 힘들어진다는 점도 문제로 꼽고 있으며 '풍선효과'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원은 "현물 및 선물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는 거래승수 상향으로 옵션을 이용한 세밀한 헤지가 어려워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신규 발행 옵션은 기존 옵션에 비해 내가격, 등가격 옵션 거래량이 줄고 외가격 쪽으로 거래가 번지는 '풍선효과' 발생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승수 50만원 옵션의 프리미엄 포인트는 그대로지만 현금 가치는 기존 5배인 만큼 상대적으로 가격이 할인돼 보이는 프리미엄 쪽으로의 거래 이전 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