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표 출신 안상수·홍준표 의원의 엇갈린 공천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
[프라임경제] 새누리당은 지난 27일 4·11 총선 전략공천 지역 22곳을 발표했다. 서울은 송파 병을 제외한 강남 3구의 6곳, 강남 갑을, 서초 갑을, 송파 갑을과 ‘정치 1번지’ 종로, 동대문을, 양천 갑이 선정됐다.
부산에서는 북강서 을과 사상, 경기지역에서는 새누리당 강세지역인 성남 분당 갑과 성남 분당 을, 과천·의왕이 포함됐다.
이어 대구 달서 을, 울산 남구 갑, 강원 춘천, 충북 청주 응덕 갑, 충남 공주연기, 충북 포항남·울릉, 전남 진주 갑과 사천이 각각 전략지역으로 선정됐다.
전략공천 지역 발표 이후 눈길을 끈 것은 새누리당 전 대표를 지낸 안상수 의원(경기 과천·의왕)과 홍준표 의원(동대문 을)의 지역구가 전략공천 지역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홍 전 대표는 앞서 자신의 거취를 당에 일임하고 공천신청을 하지 않은 반면 안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에 공천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이 때문일까. 두 전 대표의 사뭇 다른 공천 행보에 새삼 눈길이 쏠린다.
◆홍준표 ‘정치1번지’로 가나?
먼저 홍 전 대표는 새누리당의 전략공천 지역 발표 직후, ‘정치1번지’ 종로에 전략공천자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민주통합당에서 거물급 정세균 전 대표의 공천을 확정하면서, 현재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예비후보들로는 정 전 대표와 정면대결이 어렵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는 부분이다.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조윤선 의원으로는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친박계 6선의 홍사덕 의원이나 홍 전 대표의 투입설이 솔솔 불거지고 있다.
특히 홍 전 대표의 경우 자신의 지역구인 동대문 을 역시 전략공천 지역에 포함되어 있어 다시 동대문 을에 공천을 받을 수도 있지만 다른 지역에 차출될 가능성도 크다.
홍 전 대표는 새누리당 약세지역인 서울 동대문 을에서만 내리 3선을 했던 대표적인 친서민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전략공천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으며 상징성도 적지 않은 인물이다.
홍 의원보다 홍 전 대표가 종로 전략공천자에 하마평이 오르는 이유는 또 있다. 홍 의원의 경우 텃밭인 대구에서도 지지율이 잘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서울에서의 경쟁력에 물음표를 달지 않을 수 없는 이유에서다.
이에 반해 홍 전 대표의 경우 지역은 다르지만 새누리당 취약 지역인 동대문 을에서 내리 3선을 했다는 점이 승산을 더한다는 계산이다. 또 홍 전 대표가 자신의 거취를 당에 일임하는 순간부터 그를 격전지 전략카드로 써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높다는 게 정계의 전언이다.
그런가 하면 홍 전 대표는 부산 전략공천 지역인 북강서 을과 사상에서도 김무성 의원과 손수조 예비후보 등과 함께 자천타천 전략공천자로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부산 북강서 을은 민주통합당 문성근 최고위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사상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출사표를 던져 새누리당이 내세울 전략공천자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지역이다.
◆이래저래 체면 구긴 안상수
상대적으로 민주통합당 내 거물 정치인 혹은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 출마를 선언한 지역에 전략공천자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홍 전 대표와 달리 안 전 대표의 행보는 다소 옹색(?)하다.
홍 전 대표와 함께 자신의 지역구가 전략공천 지역에 포함됐지만 홍 전 대표와는 엇갈린 행보를 하고 있는 것.
자신의 지역구(경기 과천·의왕)에 공천신청을 한 안 전 대표는 경기 과천·의왕 지역이 전략공천 지역에 포함되자 즉각 반발했다.
지난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안 전 대표는 “공천위 결정은 불공정하고 불합리함으로 저희 지역을 경선 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공천위와 비대위에 요청한다”면서 “정치는 포용과 통합의 길로 나가야지 보복과 분열로 나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후보를 전략후보로 데려와도 나와 경선을 겨뤄 안상수를 이기는 후보라면 저를 비롯한 누구도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길 수 있는 후보, 경쟁력 있는 후보가 있는 지역을 전략지역으로 선정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공천위의 생각은 달랐던 모양이다. 당내 4선 중진 의원으로 당 대표까지 지낸 안 전 대표의 지역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한 것을 보면 다소 모양이 빠지기는 한다.
이날 안 전 대표는 경선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주민들과 함께 거취를 고민해 보겠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열어놨다.
총선 격전지의 히든카드로 부상하고 있는 홍 전 대표와 자신의 지역구를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안 전 대표의 엇갈린 행보의 종착지가 새삼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