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스탠다드차터드은행(SC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상품과 연계된 입출금예금의 월평균잔액에 대해 대출금리와 동일한 예금금리를 제공하는 신개념 모기지 상품(주택담보대출)을 내놨다. 27일 SC은행은 이 같은 구조의 ‘모기지원’을 출시한다고 밝혀 관련 시장에서 타은행들이 출시한 기존 상품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 상품은 기존의 주택담보대출과 입출금예금의 정형화된 틀을 뛰어넘는 것으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원’)을 받는 고객에게 거래하는 입출금통장(‘모아예금통장’)에 대출금리와 동일한 금리를 적용함으로써, 그만큼 대출이자 절약 효과를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SC은행 안현희 상무대우는 2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월 행명 변경(SC제일은행에서 SC은행으로 변경) 후 국내 최고의 국제적 은행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고객과 함께 하겠다는 취지로 출시한 상품이다”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SC은행 김문주 이사대우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고공행진으로 고객들이 부담을 갖고 있고, 당국 또한 가계부채에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그럼에도) 해마다 20조원 내외로 주택담보대출을 필요로 하는 고객이 있다. 이런 분들에게 추가적 혜택을 줄 수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이번 상품 개발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누구나 갖고 있는 입출금통장 통해 모기지 고객 마음 잡는다
이런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SC은행에서는 김 이사대우는 “입출금통장은 평균 3개 정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입출금통장을 통해 혜택을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는 게 김 이사대우의 설명이다. 김 이사대우는 조사 결과, 보통 고객(Mass Consumer)층의 입출금통장의 평균 잔액은 270만원에 달하는데, 그럼에도 대개 이런 통장에 혜택 내지 보상이 없다는 게 현실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모기지원과 모아예금통장을 함께 사용하도록 SC은행은 구성했다. 입출금통장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같다는 구조를 만들어 간접적으로 대출이자를 덜 내는 구조가 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이사대우는 “이러한 유형의 시중 상품이 없었다”고 자부심을 드러내고 “때문에 은행 직원들에게도 낯설어 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 상품의 기본 구조는 싱가포르 등에서 이미 출시된 바 있는 ‘검증된 상품’으로, 이를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이사대우는 나라마다 세법이 조금 달라서 이 점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원천징수 개념이 있어서 이 부분을 새로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대우는 “270만원의 평균잔액을 갖고 있는 고객을 기본으로, (예금이자) 우대한도를 3%, 10%, 50%로 구성했다”고 소개하고 △평균잔액을 300만원으로 유지할 때 3% 우대한도를 적용, 연이자 절약 금액은 12만6900원이 되며 △10% 우대한도를 평균잔액 1000만원을 유지한다고 하면 연 33만1460원이 절약 △평균잔액 5000만원 유지시 50% 우대한도를 적용하면 연 182만6500원이 절약된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 조장 아냐”…고객들에게 ‘호감’쌓을 계기될 듯
안 상무대우는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하면 계산 기법에 따라 “고객들이 가진 잔고 상황, 매달 어느 정도 잔고가 (고르게) 있다 혹은 경우에 따라서는 더 큰 돈이 들어오기도 한다는 등 조건에 따라 상담을 하고 우대한도 구간을 권하게 될 것”이라면서 ‘맞춤형 영업’을 할 뜻을 시사했다.
김 이사대우는 일각에서 제기될 수 있는 불필요한 주택담보대출 수요 발생이나 관련 시장에서의 경쟁 논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이사대우는 “이 상품은 주택담보대출을 조장하려는 게 아니다”라면서 “주택담보대출이 꼭 필요한 고객에게 혜택을 주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입출금통장을 몰아주시면 혜택을 돌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존 모기지 가입자들이 이 상품으로 ‘갈아타기’를 할 수 있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자동으로 전환하기는 어렵고, 다른 혜택을 받는 경우도 있거나 조건이 다양할 수 있어서 신규로 재취급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개념의 상품이지만, 고객들에게 설명을 해 판매권유를 하는 경우 반응이 좋아 출발이 순조롭다는 점이 SC은행을 고무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C은행은 지난 주(20일에서 24일)에 340건 정도 취급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대출금리가 다소 높게 적용되는 경우에도 예금금리가 똑같이 적용되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에 대해서도 대출금리와 똑같이 적용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김 이사대우에 따르면 ‘전산 구조상’ 같게 적용하게 됐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외국계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소 높다는 일부 시각을 깰 수 있는 돌파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설사 대출금리가 높게 적용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반대급부로 혜택을 돌려준다는 신뢰감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잠재적 고객층에게도 호감을 심는 데 유용한 상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주택담보의 대출 시장에서 고정금리 상품 비율을 일정 부분 맞추라는 당국의 주문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모기지원 같은 상품을 내놓는 것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고정금리 상품과 변동금리 상품이 50 대 50 비율 정도로 나타나며, 고객들의 전망이나 수요가 다 다르기 때문에 이번 상품은 변동금리 상품에 적용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