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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계획된 우연이론: 행복한 성공은 우연이 쌓이는 과정일 뿐

이지현 코치 기자  2012.02.24 16:4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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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회사의 임원 두 분과 각각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일과 관련되지 않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것 아주 드문 일입니다. 왜냐하면 대기업 임원이 업무 시간 중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정도로 여유가 있는 분들이 아니기 때문이죠. 어쨌든 이런 기회로 두 분의 과거이야기까지 듣게 되는 행운을 얻었으니 감사할 일입니다.

한 분은 지원부서 임원, 한 분은 주요 사업을 담당하는 임원입니다. 하는 일도 다르고, 성향도 무척이나 다르고, 또 외모도 참 많이 다른데, 묘하게 일치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일을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두 분이 이구동성으로 “재미있는 일을 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고, 끈기를 가지되 사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사심이 생기는 순간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일을 그르치게 되더라”고 합니다. 욕심이 생기는 순간, 과도한 행동이 나오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그냥 주어지는 일을 묵묵히 했을 뿐인데 지금 이 자리더라”라고 했습니다. 임원은 직장인들의 로망입니다. 직장인이 되면 임원은 해 봐야 한다고 합니다. 그 자리까지 올라가는 것 자체가 영광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주 힘들게 만 보이는 임원의 자리에 있는 두 분이 “그냥 열심히 했는데 여기까지 와 있더라”는 말은 언뜻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합니다.  

스탠포드대학의 크롬볼츠 박사도 비슷한 생각을 했나봅니다. 그는 성공한 사람들 중 80%가 “나는 지금의 성공을 목표로 했다기 보다는 그냥 열심히 했을 뿐이다”는 인터뷰 결과를 토대로 ‘계획된 우연이론(planned happenstance theory)’을 주장합니다.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의미가 있고, 개인의 인생관과 태도에 따라 우연이 찾아오며, 이런 우연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고 합니다.

앞서 말한 두 임원도 크롬볼츠 박사가 말한 반복된 우연이 찾아왔고, 열심히 했기에 지금의 자리에 있는 것이겠지요. 그 분들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는 어려움을 극복했기 때문입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 과정이 성공 체험으로 전환되어 있을 겁니다. 두 분의 말씀대로 정말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코칭을 하다보면 지금 현재의 상황을 그저 회피하거나 외면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가끔은 어려움을 직시하는 것도 힘들 때가 있습니다. 생각만 해도 진저리가 쳐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회피하고 외면한다고 해서 어려움이 스르르 사라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어려움은 회피하면 할수록 더 어렵고 힘듭니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건드리면 더 커지는 사과처럼 말이죠.

이럴 때는 어려움을 그냥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렵다’, ‘쉽다’는 우리가 붙인 이름일 뿐입니다. 두 분도 이런 일을 무척이나 많이 겪었을 것입니다. 경험이 쌓일수록 어려움이나 문제를 그냥 그대로 보는 법을 터득하셨을 겁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즐기는 법을 배우셨을 겁니다.  

   
 
“지금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했더니, 그것도 즐겁게 했더니 지금 이 자리에 와 있더라.” 그 이야기를 하는 그 분들은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마치, ‘나 지금이 가장 행복해’라고 말하는 듯.

행복이란 무언가를 한 결과가 아니라 무엇을 해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며칠이었습니다.

이지현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 LG CNS 부장 / 인력개발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