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졸업식 시즌이 지나가고 있다. 영광스런 졸업장을 손에 쥔 학생들은 머잖아 상급학교 혹은 직장에서 각자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될 것이다. 이즈음이면, 두루 알고 있는 사실이긴 하지만 졸업을 시작(commencement)이라는 말과 동의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지혜를 다시 한 번 새겨보게 된다.
우리나라 대학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대학교는 해방되던 해인 1945년에야 설립되었고, 서울대학교의 전신인 경성제국대학은 1926년에 개강하였다고 하니 오늘날과 같은 대학교육의 역사는 불과 100년이 채 안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30%대에 머물던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이 가파르게 올라 2004년 이후 80%대를 유지하다가 2010년부터 다소 감소추세를 보여 2011년도에는 71%를 기록하였다고 한다.(한국교육개발원) 이는 독일(36%) 일본(48%) 영국(57%) 미국(64%) 등 대부분의 OECD 회원국을 앞서는 기록이다.(한국경제신문 2012년 2월 22일)
높은 대학진학률은 분명 자랑할 만한 일이긴 한데, 문제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이다. 연구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대기업 등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직업은 연간 취업자 수가 고작 2만~3만명 정도인 반면 대졸 이상 졸업생은 연간 56만명에 달한다고 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95%에 이르는 청년들이 졸업을 하고도 새로 시작할 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자신이 원치 않는 직장에서 일을 시작한다는 이야기다. 이정도면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거의 모든 가정의 문제이며 당연히 국가적 문제이다.
사실 대학을 자신이 좋아하는 학문이나 기술을 연마할 목적으로 진학하는 게 아니라 대접받기 위한 자격이나 지위의 획득을 위한 과정으로 여기는 한, 오늘날과 같은 취업난은 해결할 길이 요원하다. 대학을 졸업했다는 이유로 평생 괜찮은 직장에서 크게 힘들이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기회는 앞으로 더 이상 주어지지 않을게 분명하니 말이다.
졸업이란 앞서 언급한 대로 시작의 기회를 얻는 것일 뿐 결과에 대한 보상이 아님을 국민 모두가 인식하여야 한다. 원론적으로 말해, 졸업은 곧 시작의 기회라는 관점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좀 더 좋은 환경과 조건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은 일이겠지만, 사람마다 소질과 성격이 다르고 능력이 다르듯 각자의 형편과 분수에 맞는 곳에서 일을 시작할 수 있으면 그게 더 자연스러운 일이지 않겠는가? 억지로 대학을 나와서 되지도 않을 취업을 기다리며 청춘을 낭비하는 것보다야 훨씬 바람직하다는데 이의를 달 사람이 없을 것이다. 다만 이와 같은 상식이 통하기 위해서 우리사회가 해결해야 할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
사업상의 계약관계를 마치 주종관계처럼 여기며 행세하는 옳지 못한 습성이 그것이다. 정치적으로는 민주화 되었다고 하나, 산업현장에서는 아직도 권위주의가 뿌리 뽑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에서 일
장중구 한국코치협회인증코치 / 공학박사 / (현)상진기술엔지니어링 전무 / (전)삼성전자 생산기술센터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