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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마카오의 ‘붉은 리본’…어색함은 변화의 시작

이지현 코치 기자  2012.02.23 09: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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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홍콩과 마카오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은 준비한 만큼 얻는다고 하는 말이 맞습니다. 바빠서 여행상품도 충분히 살펴보지 못하고 여행지도 대강 선택을 했더니 기대한 만큼의 즐거움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오래간만에 인천공항을 다녀오니 기분이 환기되기는 합니다.

마카오를 둘러보던 중이었습니다. 도심의 화려한 호텔과 카지노와는 어울리지 않게 작고 초라했던, 하지만 마카오 본래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꼴루안. 저는 마카오의 화려한 불빛보다는 아침에 들렀던 꼴루안의 바닷가 마을이 더 마음에 남습니다.

꼴루안에는 바다를 바라보는 곳에 납골당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포루투갈의 식민지여서 그런지 유럽처럼 묘지가 일반 생활 속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꼴루안 납골당 입구는 해태 돌석상이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석상입니다. 높이는 한 50센티가 될까요, 우리나라의 근엄해 보이는 해태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웃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해태의 머리에는 붉은 리본이 매어져 있습니다. 귀여웠지만 뭔가 어색했습니다.  마카오에서는 해태에 붉은 리본에 매어져 있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여행객인 나의 눈에는 뭔가 잘못된 듯 보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마 마카오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여행을 오면 경복궁 등에 있는 해태에 붉은 리본을 매야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붉은 리본을 맨 귀여운 해태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각자 살아온 방식이 다른데, 상대방에게 다른 것을 하도록 하는 것은 어색하고 불편할 수 있겠구나, 저 붉은 리본이 나에게는 어색한데 여기 마카오사람들에게는 당연한 것이듯.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살아온 방식을 모두 포용하면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코칭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평소와는 다른 시각으로 다시 살펴보게 합니다. 붉은 리본을 매고 있으면 풀어보라고 하고, 붉은 리본을 머리에 둘러보라고도 합니다. 해보지 않았던 것을 해야 하기에 가끔은 코치와 고객이 힘겨루기를 할 때도 있습니다. 하겠다고 약속을 해놓고도 어기기기도 하고, 코칭 시간에 늦기도 하고…, 이럴 때마다 고객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각자 살아온 방식이 다르기에 삶에 대해 가지는 기준도 다릅니다. 하지만 고객이 코칭을 받는 이유는 자신을 변화시키고 싶기 때문이고 코치는 고객의 희망을 실현시켜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참 쉽지 않은 의무입니다.

     
 
이럴 때 코치는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코칭에서 정답은 없지만 저는 이렇게 합니다. 고객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코칭을 받고 있는지’를 살펴보라고 말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지금 머리에 풀어버리고 싶은 붉은 리본을 매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그럼 그 리본을 어떻게 풀어버리실 건가요?

이지현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 LG CNS 부장 / 인력개발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