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본죽 ‘재탕죽 논란’에 이어 채선당의 ‘임산부 폭행사건’까지 프랜차이즈 업체의 비상식적인 행태가 비난을 사고 있다. 일부 프랜차이즈 점포(가맹점)의 이 같은 행태는 과거부터 있어왔다. 그러나 그때마다 가맹계약해지로 일관한 본사 측의 ‘꼬리 잘라내기’식 대응이 유사 사례 재발을 부추였다는 지적이다.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미흡한 가맹점 사후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최근 채선당 천안 불당점에서는 종업원이 임산부 고객 A씨에게 폭언과 함께 배를 발로 걷어차는 등 폭행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 종업원은 A씨가 벨을 누르는 대신 아줌마라고 부르며 주문을 해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선당 측은 “해당 가맹점의 영업을 중단시킨 상태로,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해당 가맹점에 대해 폐업조치를 비롯한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최대 죽전문 프랜차이즈 업체인 본죽의 일부 가맹점이 남은 죽을 재사용(재탕)하거나 원산지 표기를 지키지 않아 문제가 된 적이 있다. 당시 본죽은 “이 같은 문제가 본사 차원이 아닌 일부 가맹점의 불미스러운 영업행위”라며 해당 가맹점에 대해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다.
상황은 이렇지만, 이들 사례 모두 가맹점에서 일어난 사태로, 본사는 “죄송하다”며 가맹점의 잘못으로 치부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보통 가맹계약 해지로 일단락 돼 보이지만, 본사가 점포수 늘리기에 급급해 정작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부 프랜차이즈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에 소비자들마저 불매운동까지 벌이는 등 사건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가맹점 로열티 제대로 활용돼야…
이와 관련, 본사가 가맹점으로부터 지속적인 관리에 대한 비용 즉, 로열티를 징수하고 있지만, 가맹점의 서비스와 마케팅 등 질적 향상에 제대로 사용돼야 한다는 게 일각의 시선이다.
프랜차이즈 본사마다 로열티 징수 방법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로열티는 크게 △신상품 등 R&D(연구개발) △점주나 종업원 경영에 대한 자문과 조언 △서비스 등 마케팅부분 관리 등에 사용된다.
이번 채선당과 본죽의 사태는 이들 로열티가 사용되는 항목 즉, 가맹점 사후관리 항목 중에서도 서비스 등 마케팅부분이 제대로 관리감독 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창업연구소 이상헌 소장은 “(가맹점에 대한)꾸준한 사후관리는 본사의 의무이고 이에 대한 로열티를 징수하고 있지만 채선당과 본죽의 경우 서비스 등 마케팅부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또 “본사에서 가맹점에 대해 지침을 내리고 교육을 한다고 해도 가맹점이 이를 지키고 있는지에 대한 본사의 검증시스템이 미비한 것도 문제점 중 하나다”며 “본사의 교육 강화와 매뉴얼 규격화도 재발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일부 가맹점 관리미흡 인정…강화 중
프랜차이즈 일부 본사도 그동안 가맹점 관리가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본죽은 지난해 ‘재탕죽 논란’과 관련해 “본사 측의 가맹점 관리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 사태 이후 본죽은 위생점검팀을 신설하고 외부업체를 이용해 가맹점 위생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정기적인 위생점검 횟수 역시 기존보다 2배로 늘렸고 이와 함께 소비자로 구성된 서포터즈를 운영해 가맹점의 위생∙서비스 상태 등을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
채선당은 현재의 사후관리 시스템도 잘 이뤄지고 있다고 자평했다. 채선당에 따르면 수퍼바이저 20명이 1인당 가맹점 25개점을 관리하고 있다. 또, 가맹관리본부 내 교육팀에서 가맹점주와 종업원에 대해 분기별로 서비스 마인드, 고객응대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가맹점 관리를 위해 소비자 컨플레인이 접수된 매장을 우선∙중점적으로도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와 관련해 채선당 관계자는 “가맹점주에 대한 교육을 (본사에서)하고 있지만 종업원의 경우 가맹점주가 전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맹점주가 관리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본사의 역량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향후 가맹점 관리 강화 방안에 대한 질문에는 “전략적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우선 이번 사건 진상파악 추이를 지켜본 후 결정할 부분이다”고 말을 아꼈다.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본죽과 채선당 사태로 업계에서 가맹점에 대한 CS(Customers Satisfaction)교육이나 서비스 규격화 등 노력을 보이고 있다”며 “본사에서 가맹점 사후관리에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가맹점도 여기에 따라준다면 유사 사례 재발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