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연초 급등세를 연출했던 코스피 지수가 기술적 부담과 차익실현의 벽을 만났다. 전일 미국 뉴욕 증시가 ‘프레지던트 데이’를 맞아 휴장한 가운데 그리스 2차 구제 금융안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코스피의 상승 행보도 하루 더 쉬어갔다. 21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0.66포인트(0.03%) 내린 2024.24의 약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펀드 환매 열풍에 밀린 투신이 전일에 이어 오늘도 1600억원 이상 매물을 쏟아내는 등 기관이 총 3087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808억원, 1315억원 매수우위를 보이며 지수를 받쳤다. 프로그램매매에서는 매수세가 우세했다. 차익거래에서 924억3500만원의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비차익거래에서도 1164억3400만원 순매수가 이어졌다.
업종별로는 혼조세였다. 종이목재가 2.23% 눈에 띄게 강세를 보인 것을 비롯해 전기가스, 유통, 서비스, 섬유의복, 전기전자, 보험, 음식료 등이 소폭 상승했다. 반면 운수창고, 비금속광물, 은행, 증권, 기계, 의료정밀이 1% 대 하락률을 기록했고 의약품, 통신, 철강금속, 금융, 건설, 화학, 제조업종 등도 약세로 거래를 마쳤다. 운수장비는 보합을 이뤘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등락도 엇갈렸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0.43% 상승한 118만원에 거래를 마쳐 최고가를 다시 경신했다. LCD사업부 분할 결정에 대한 증권가의 긍정적인 평가가 강세를 주도했다.
시총 순위 20위 내에서는 현대차, 기아차, 신한지주, SK이노베이션, 삼성생명, 한국전력, 삼성물산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포스코와 LG화학이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나머지 종목은 약세 마감했다.
주요 종목 가운데서는 범양건영이 M&A에 관한 양해각서(MOU) 체결로 3.33% 강세를 보였다. 투자계약이 성사될 경우 범양건영은 주당 발행가액을 5000원으로 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인수대금 전액에 상응하는 신주를 인수희망자에게 발행할 예정이다.
에이엔피는 지난해 실적부진으로 5% 이상 주가가 밀렸다. 두산엔진 역시 지난 분기 실적 부진으로 6% 넘는 하락률을 보였다. 전 대표이사와 전무이사의 500억원대 횡령 및 분식 혐의에 대해 확정 판결을 받은 보해양조도 1% 대 약세로 마감했다.
유가 급등의 항공주의 급락세도 눈에 띄었다. 전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 전자거래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1.97달러 오른 배럴당 105.21달러에 거래를 마쳐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영향에 대한항공은 전일보다 6.36% 주저앉은 5만3000원까지 주가가 밀렸으며 아시아나항공도 전일대비 4.39% 하락한 74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신공항 재추진 언급으로 인해 관련주의 급등세가 2거래일째 이어졌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신공항 문제는 현 정부가 완전히 폐기한 정책이지만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꼭 필요한 인프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일부 언론에서 신공항 관련주로 언급된 영화금속과 영흥철강 등이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들 종목은 신공항 후보지로 언론이 언급한 인근에 토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적과 무관한 단순 기대감에 의한 급등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단기적인 저항선에 부딪쳤으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하나대투증권 이영곤 차장은 “유럽 등 대외불확실성이 점차 완화되고 있지만 코스피 지수는 2012~2050대의 강한 저항을 맞아 숨고르기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하지만 유동성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우상향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단기적으로는 낙폭이 과대했던 기존 주도주에 대한 트레이딩 대응이 필요하다”며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도 기울일 만 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25개를 비롯해 379개 종목이 올랐으며 하한가 1개를 포함해 442개 종목이 내렸다. 86개 종목은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개인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수세에 힘입어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21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2.73포인트(0.51%) 오른 543.06으로 마감해 지난해 전고점(종가 기준 544.39)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개장 초 소폭 오름세로 출발한 코스닥은 장중 기관의 매물 출회로 등락을 거듭했다. 오후 들어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안에 최종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60억원, 76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반면 기관은 104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상승한 업종이 더 많았다. 소프트웨어, 의료·정밀기기, 인터넷, 통신장비, 금속, 제약, 섬유·의류, 음식료·담배, 운송장비·부품 등이 1~2% 강세를 보였으나 종이목재, 오락문화, 건설, 운송, 반도체, 컴퓨터서비스 등은 하락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강세였다. 셀트리온이 1.78% 상승한 것을 비롯해 시총 순위 15위 내에서 CJ오쇼핑, 다음, CJ E&M, 안철수연구소, 에스에프에이, SK브로드밴드, 동서, 씨젠 등이 오름세로 마감했다. 특히 외국인 매수세가 눈에 띄게 늘어난 안철수연구소는 전일대비 11.01% 급등하며 11만원대를 재탈환했다.
주요 종목 가운데서는 G러닝이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상한가를 기록했다. 성우테크론도 지난해 영업이입 급증으로 상한가로 마감했으며 역시 지난해 실적 호조를 보인 피씨디렉트도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지난해 각각 100억원 가까운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기록한 에스이티아이는 10% 이상 주저앉으며 대조를 이뤘다.
신공항 수혜주의 부각으로 코스닥 시장에서도 관련주의 급등세가 돋보였다. 5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달리고 있는 동방선기를 비롯해 두올산업, 조광ILI 등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첫 상장한 사람인에이치알은 공모가 5000원을 훌쩍 넘겨 상한가인 1만1500원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39개를 비롯 503개 종목이 뛰었다. 하한가 1개 등 456개 종목은 내렸고 77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