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달 ‘북한 경수로가 폭발했다’는 루머를 증권가에 퍼트린 것은 조직적인 작전세력의 계획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증권 관계자들에게 ‘북한 경수로 폭발, 방사능 유출, 북서풍 타고 서울로 유입 중’이라는 유언비어를 퍼트려 주가를 조작해 6100만원 상당의 부당 이익을 챙긴 작전세력 6명을 검거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 중 송모(35)씨와 우모(27)씨, 김모(19)씨 등 3명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이모(29)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구속된 일당 중 송씨는 삼성SDS 소속으로, 자회사 에스코어에 파견돼 재무팀장으로 재직한 바 있으며, 김씨는 고교 시절부터 주가조작에 뛰어든 대학생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사전에 범행을 공모하고 지난달 6일 오후 2시경 부산시 한 PC방에서 인터넷 메신저 쪽지를 이용해 증권사 관계자와 애널리스트 등 203명에게 북한 경수로 폭발과 관련한 유언비어를 전송했다. 이들이 투자한 종목은 각종 방위산업 및 대테러 관련주였다.
문제의 쪽지가 유포된 직후 10분 만에 코스피와 코스닥 등 주요지수가 장중 최저가까지 급락했으며 선물지수도 2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이들이 노렸던 방산관련주는 반대로 5~10% 급등하는 등 시장이 출렁였다.
일당은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미리 사들였던 선물, 옵션, 주식워런트증권(ELW) 등을 되팔아 2900만원 상당을 챙겼고 주가가 회복되기 직전에는 반대로 재투자해 총 6100만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애널리스트들이 직접 청와대, 국방부에 사실을 확인해 사태를 진정시킨 덕분에 시장 충격을 줄일 수 있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한편, 범행 과정에서 송씨는 회사 자금 20억원을 빼돌렸고 이 중 1억3000만원을 이번 작전에 조달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수사팀은 송씨가 횡령한 나머지 자금에 대한 사용처를 추적하고 있다.
또 작전설계자인 김씨는 지방 모 대학 경제학과 재학생으로 지난 2010년 고교 재학 시절에도 주가 조작단에 가담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