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증권의 대주주인 현대상선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주식을 처분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현대증권의 주가가 3.85% 하락했다. 그러나 현대증권 주식 폭락에도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상선의 주식 매도는 이미 기약된 일"이라며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15일 현대상선(011200)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계열사인 현대증권(003450) 주식 1059만주를 내년 2월14일까지 장내 매도 방식으로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장외 공시했다. 주식 매각 시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율은 20.3%로 줄어들게 된다.
이번 매각 결정이 현대증권에게는 예고된 일, 현대상선에게는 선제적 대응으로 향후 기업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한정태 연구원은 "이번 매도 결정을 특별한 이슈로 보지 않는다"며 "작년에 이뤄졌던 대형 투자은행(IB) 때 이미 증자했던 지분만큼 실권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KTB투자증권 조성경 연구원도 12월 말 이뤄졌던 대형 IB를 위한 유상증자 당시 실권주 인수 부분을 다시 가져가는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인수 받았던 부분을 내놓는 것에 불과하며, 나와야 했던 물량"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12월26일 현대증권 유상증자에 참여해 34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고 공시했었다. 이에 현대상선은 현대증권 우선주 400만주를 인수했다.
조 연구원은 "대주주가 유동성 등의 자금 확보가 필요할 때마다 자회사의 주식을 팔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있을 수도 있으나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업황 자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상선에게는 이번 결정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는 글로벌 재정위기와 함께 침체에 빠졌고 △해상운임 하락 △유럽 금융권 위축에 따른 자금 조달 감소 △대규모 영업 손실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키움증권 조병희 연구원은 "상선 업황이 좋지 않아 미리 주식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한 것"이라며 "주식 매각으로 경영권을 뺏기거나 하는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현대상선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 신민석 연구원은 "업황 자체가 좋지 않기 때문에 선제적 대응으로 자금을 확보 한 것"이라며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기 이전까지는 재정적 어려움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