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스피 2000선이 수급 불안에 밀리며 1거래일 만에 붕괴됐다.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집행이 지연된 데다 국내 증시에 밀려들던 외국인 유동성이 9거래일 만에 등을 돌린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16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7.87포인트(1.38%) 하락한 1997.45포인트로 마감했다. 특히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매도세가 3000억원 이상 확대되는 등 수급불안이 낙폭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전일 대규모 차익실현에 나섰던 개인은 하루 만에 4167억원어치를 쓸어담으며 순매수로 전환했다. 반면 외국인은 9거래일만에 715억원 매도우위를 기록했으며 기관은 3308억원의 순매도를 보였다. 특히 펀드 환매의 영향으로 투신이 2400억원 이상의 매도물량을 쏟아내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단기급등 부담감에 프로그램매매에서도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비차익거래에서 1247억60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한 가운데 장중 내내 매도우위를 보인 차익거래에서 그나마 장 막판 매수세가 몰리며 32억6400만원 매수 우위로 돌아선 것이 희망적이었다.
지수 하락 영향으로 대부분의 업종이 내림세를 보인 가운데 의료정밀, 음식료업이 1%대 강세를 보였으며 비금속광물, 소형주, 종이목재만 소폭 상승했다. 반면 전거래일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됐던 증권은 오늘 3.53% 급락했으며 기계, 철강금속, 은행, 화학, 금융업종이 2%대 약세를 기록했다. 나머지 업종도 대부분 약세로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는 전일 5%이상 급등했던 삼성전자가 보합을 기록한 가운데 대부분 종목에 파란불이 켜졌다. 시총 20위권 내에서는 현대차가 0.23% 상승한 것을 제외하고 전종목이 내렸다. 특히 현대종공업이 4.65% 급락한 것을 비롯해 LG화학과 신한지주, KB금융, S-Oil 등이 3% 이상 하락해 낙폭이 컸으며 포스코도 2% 이상 내렸다.
주요종목 가운데서는 한국가스공사가 아프리카 모잠비크 광구에서 대형 가스전을 추가 발견했다는 소식에 3% 이상 강세를 보였다. 코오롱인더 역시 업황 부진에도 불구하고 지난 4분기 필름을 제외한 산자, 화학부분 영업이익이 증가해 안정적인 실적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에 3% 이상 올랐다.
현대홈쇼핑은 현대백화점과의 시너지와 현대HCN, 한섬을 통한 지분가치 상승이 기대된다는 증권가 분석과 외국계 매수세 집중되며 5% 가까이 초강세를 보였으며 소액주주와 외국인 투자자가 경영권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에 장중 한때 상한가까지 진입했던 삼천리는 10.29% 급등하며 거래를 마쳤다.
반면 그린손해보험은 주가 시세조작 혐의로 이영두 회장이 검찰에 고발됐다는 소식에 12.40% 급락j했다. 전일 증권선물위원회는 이영두 회장 등을 시세조종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 등은 그린손해보험의 지급여력(RBC·위험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기 위해 매분기말 회사가 보유한 주식의 시세조종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대투증권 투자분석부 이영곤 차장은 “외국인이 9거래일 만에 매도세를 보이면서 코스피 지수가 단기적으로 횡보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본격적인 하락 추세 전환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차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다만 박스권 흐름이 하락세로 반전되면서 투자심리 빠르게 위축되고 있어 단기적인 숨고르기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외국인의 매매동향을 주시하면서 중소형주와 내수관련주 등 중심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19개 종목을 비롯해 290개 종목이 올랐으며 550개 종목이 하락했다. 63개 종목은 보합으로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도 8일 만에 숨고르기에 돌입했다. 그리스 구제금융 지연 영향에 약보합으로 출발한 코스닥 지수는 장중 상승반전에 성공하기도 했으나 개인과 외국인이 동반 팔자세를 보이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개인은 3거래일 만에 매도세를 보이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16일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2.56포인트(0.48%) 내린 535.3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273억원어치를 순매도했으며 외국인도 2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기관은 417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지수 방어에 나섰다.
업종별로는 운송, 오락문화, 통신방송서비스, 출판·매체복제 업종이 강세를 보인 반면 건설, 종이목재, 화학, 소프트웨어는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대장주’ 셀트리온이 2.59% 강세를 보였다. 전일 주당 400원의 현금배당 결정을 밝힌 안철수연구소가 1거래일 만에 5.42% 약세를 보였으며 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9.26% 급등한 것을 비롯해 에스엠도 2.11% 상승하는 등 등 엔터주의 강세가 돋보였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22개 종목을 비롯해 364개 종목이 상승했으며 606개 종목이 하락했다. 65개 종목은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