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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TV 인터넷 제한 ‘망중립 논란’ 재점화

KT-삼성전자 스마트TV 분쟁…결국 명확한 기준이 해결책

유재준 기자 기자  2012.02.16 15: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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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KT의 삼성전자 스마트TV 인터넷 접속 제한 논란이 일단락된 가운데 망중립성 문제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와 관련 정부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과 삼성전자가 분담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시선, 결국 사업자간 경쟁으로 봐야 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역사상 유례가 없는, 사상 첫 사례로 기록될 인터넷 접속 제한은 망중립성을 상기시켰다. 명확한 기준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새나오고 있는 만큼,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면서 ‘망중립성’ 문제가 본격적으로 떠올랐다. 무제한데이터 요금제와 더불어 카카오톡, 마이피플 등의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폭증한 데이터 트래픽이 단초가 된 모양새다.

이통3사 CEO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만큼 중대한 사안으로 떠오른 것도 어찌 보면 당연 일. 이번 KT(030200)와 삼성전자(005930)간 스마트TV 인터넷 접속 제한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모든 네트워크 사업자가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어떠한 차별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핵심 쟁점이다.

◆통신사 부담, 정부지원 있어야

업계는 이를 두고 스마트TV가 신성장동력인 만큼 시장 발전을 위한 제조사와 통신사간 협력이 중요하다지만, 통신사 입장에서는 망에 대한 부담감이 버거울 것으로 바라보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스마트TV의 초고속인터넷망 차단의 첫 사례라는 점에서 예의주시 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이 마련돼 있지만 말 그대로 가이드라인만큼 다소 애매한 부분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전자파학회 전자장과생체관계연구회 김남 위원장은 “이러한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다”며 “특히, 이번 스마트TV 상황은 망 중립성이라는 문제가 밑바탕에 깔려 있어 세계적으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KT의 삼성전자 스마트TV 인터넷 접속 제한 논란이 일단락된 가운데 망중립성 문제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으나, 이와 관련 정부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과 삼성전자가 분담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스마트TV 확산에 따른 데이터 트래픽의 부담감은 KT로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정부가 KT와 삼성전자의 입장 및 해외사례 등을 감안해 가이드라인 이상의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주파수는 공공자원이며 삼성전자만의 고유한 망이 아니기 때문에 스마트TV 이용에 대한 부담금은 지불해야 한다고 본다”며 “망을 구축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KT가 모두 지불했는데 인터넷 망의 프리라이딩은 옳지 않다. KT는 민간 기업이지 공기업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번 문제처럼 통신사의 망 과부하 문제에 있어 정부에 지원도 필요한 것이 통신사들이 감당하기에 부담은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시장논리’…사업자 간 경쟁

한편, 이를 두고 시장 논리를 대입해 해석하는 의견도 있다.

KT는 IP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스마트TV가 급성장하자 이를 견제했다는 것이다. 실제, KT는 지난해 12월 기준 ‘올레TV’ 가입자가 3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스마트TV가 망에 과부하를 일으키자, KT가 스마트TV 시장 성장세를 감안해 IPTV 잠식을 고려한 초고속인터넷 차단 조치를 진행했다고 보고 있기도 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술경제 연구부 장재혁 선임 연구원은 “현재 상황을 봤을 때, 어느 한쪽이 옳다 그르다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KT가 트래픽에 의한 망에 과부하가 발생하자 스마트TV를 견제한 것일 수도 있다. 결국, 사업자들의 경쟁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4일 KT가 삼성스마트TV에 대한 접속 제한 조치를 해제하고, 삼성전자는 KT의 접속 제한 행위 중지 등 가처분신청을 취하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스마트TV 산업 활성화 위한 제조사와 이통3사간 협의가 있을 예정이다. 유·무선 등 포괄적인 논의가 진행될 망 중립성포럼이 아닌 스마트TV에 중점을 둔 별도의 포럼이 진행된다.

포럼에서는 제조사와 통신사가 협의를 통해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하는 방법으로, 스마트TV의 데이터 압축을 하는 등 다양한 솔루션으로 망 과부하를 함께 해결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협의를 통해 망중립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될 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