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고도 남는 세월 동안 경주 지역조합을 쥐락펴락 해왔던 농협중앙회 최원병 회장일가의 철권통치가 마침내 그 막을 내렸다.
경주 지역농협인 안강농협은 지난 26여년 간 최원병 회장과 그의 문중에 의해 장악돼왔었다. 최 회장은 농협중앙회장에 오르기 직전까지(1986~2007년 말) 안강농협 조합장을 지냈으며, 이후 사촌동생인 최덕병 씨에게 바통을 넘겼다. 이후 덕병 씨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간 안강농협 조합장을 지냈다.
농협중앙회 최원병 회장 |
경주경찰서는 지난 7일 금품살포 혐의로 덕병씨와 그의 수행원 최 모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덕병씨는 지난 4일 밤 9시쯤 경주시 안강읍 근계리 이 모씨를 찾아가 금품을 전달했으며, 조합원 김 모씨와 박 모씨에게도 각각 현금 30만원과 20만원 등 총 220여만원을 찔러준 혐의를 받고 구속됐다.
그럼에도 덕병씨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금품살포 혐의로 ‘자유롭지 못한 몸’이 된 뒤에도 꿋꿋이 옥중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모두들 등을 돌린 상태였다. 덕병씨는 지난 14일 치러진 안강농협 조합장선거에서 1194표를 얻어, 1288표를 획득한 정운락씨에게 보기 좋게 밀렸다. 나머지 후보 이득우씨는 179표를 얻는데 그쳤다.
하지만 아직까지 독과점 씨앗은 남아있다. 최원병 회장의 육촌동생인 태환씨가 안강농협 등 경주시 관내 농협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경주시농협쌀조합 공동사업법인 대표로 있기 때문이다. 앞서 태환씨는 안강농협 전무를 거쳐 안강농협RPC 대표를 지내다 농협쌀조합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에 최 회장의 3남 재혁씨 또한 같은 지역구인 경주농협 주임으로 근무하고 있다. 특히 재혁씨는 애초 안강농협 산대지점 주임으로 근무하다 최근 ‘최씨 문중 독점논란’이 불거지자 부랴부랴 경주농협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진다. 안강농협 입사 당시에도 공개채용이 아닌 전형채용으로 들어가 한 차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재혁씨에 대한 특혜논란은 또 있다. 전문대를 졸업한 재혁씨는 2008년 3월 농협대학에 입학하면서 특혜입학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실제 재혁씨는 수능을 치르지 않고 조합 추천을 받아 정원 외 전형인 ‘전문대졸 이상자 특별전형’으로 농협대에 들어갔다. 당시 재혁씨는 안강조합 추천서를 받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최 회장 일가가 아직까지 안강농협 주요 요직을 꿰차고 있어 언제 어느 때에 다시 조합장이 최씨 문중으로 넘어갈지 모르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