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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현상'으로 연기된 그리스 2차 구제안

누적된 불신 못 털어낸 데 원인있는 듯…"구체적 매커니즘 검토필요"

임혜현 기자 기자  2012.02.16 07: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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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유로존이 제2차 그리스 구제금융 제공 문제를 연기했다.

유로존은 구제금융 추가 지원 여부에 대해 15일(이하 현지시간) 재무장관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결정하지 못하고 오는 20일 확정하기로 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 의장은 이날 유로존 17개국 재무장관들과 마라톤 전화회의를 마친 다음 성명을 내 이같이 밝혔다.

융커 의장은 "최우선 과제인 채무 상환을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 매커니즘들에 대해 더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연기 이유를 설명했다.

◆"중대한 긴급구제 입찰에 응했다" 평가 속에도 불신이 화 불러

한편, 구체적인 매커니즘 마련 문제가 표면적으로 거론되기는 했지만, 유로존이 구제금융 제공 여부에 관한 결정을 연기한 것은 기본적으로 그리스에 대한 불만과 이로 인한 '피로현상'이 유로존 내에 높아져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리스는 지난 2010년 1100억유로의 제1차 구제금융을 받을 당시에 재정적자 감축 등을 약속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중대한 구제 조건에 응한 그리스'라는 기사를 15일 송출했고, 블룸버그통신도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그리스는 EU 파트너들을 확신시켜 줄 것"이라고 발언한 사실을 전하는 등 백방으로 뛰는 그리스 당국의 노력을 전했지만, 그간 누적된 불신을 일소하기에는 적당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번 제2차 구제금융 규모는 1차 지원 당시보다 더 많은 1300억유로에 달하는데, 이런 거금을 지원받는 상황에서 이미 그리스 정치권이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 거국적 협력을 바랬던 유로존을 실망시켰고 향후 재정적자 감축 등이 원활히 이뤄질지에 대한 본질적 의문을 남겼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그리스가 향후 총선을 치른 뒤 조건을 변경하려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해 왔다. 그리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형국이다. 이런 상황이면 민간채권단이 '자발적인 손실분담'의 명목 하에 채권교환 방식 등으로 국채 소유분의 절반을 탕감하러 나서는 것이 무색하다는 평가다.

채권자 불안감 감소 대책 마련될지 촉각

이번에 대책 발표가 연기되면서, 구체적 방안으로 이자 상환용 특별계정을 신설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특별계정안은 프랑스와 독일에서 제안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리스의 상환 능력을 의심하는 채권자들의 불안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구제금융 자금 중 일부를 떼어내 이자 상환용으로만 인출할 수 있는 특별 계정에 넣어두자는 아이디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