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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기업의 존재목적, 변해야 한다

오정근 코치 기자  2012.02.15 14: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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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피터 드러커는 경영학의 대부다. 경영학을 발명했다고도 일컬어진다. 흔히 논문을 쓰면서 선행 연구자의 글을 인용하는, 즉 피인용 글의 랭킹이 세익스피어, 성경 다음으로 많다고 하니 과히 그의 업적이 어느 정도인지 알 만하다. 심지어 잭 웰치나 빌 케이츠 역시 그에게서 영향을 받았음을 고백해왔다. 실로 그의 연구 깊이는 심오했으며, 범위는 광대했고 이론적 이외에 실증적이었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는 말로도 유명하여 자칫 사람들은 그를 미래학자라고 말을 하지만 정작 그는 그런 평가에 흡족해하지 않았다. 그는 한사코 사회생태학자로 불리우길 원했다. 생태학자는 관찰만 할 뿐 개입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그는 직접 경영현장에서 경영을 하지는 않았고 단지 강의와 컨설팅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사회현상을 관찰하고 미래를 예측했던 그는 일찍이 기업조직의 유일한 존재목적을 ‘고객창출’로 정의했다. 그는 기업이 이윤가치를 고객가치, 사회가치나 종업원가치보다 우선시 한다면 경영이 옳지 않은 방향으로 나갈 것을 우려했다. 종업원 역시 자신이 하는 일이 기업가의 이익을 위해 일을 한다는 종속적 사고방식을 갖기보다는 자신의 일이 고객과 사회에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라고 정의할 때 일하는 목적과 명분이 그리고 동기가 뚜렷해진다.

최근 ‘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와 시위는 자본주의가 위기임을 보여주고 있다. 과도한 부의 집중현상, 금융위기를 일으킨 금융인들의 탐욕, 중산층의 몰락, 고용이 없는 성장, 일자리에서 내몰리는 구조조정 등은 대중의 삶을 어둡게 만든다.

물론 기업은 이윤추구를 해야 한다. 다만 사회적, 도덕적 가치와 비교하여 경제적 가치(이윤)가 우선시 된다면 장차 그 기업은 고객창출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왜냐하면 이제 소비자들은 기업광고를 믿기보다는 소비자 개개인이 미디어 주체로 활약하는 소셜시대의 권력자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자본가만을 위해 존재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보편적인 사람들이 부를 키우고 나누는 것을 전제로 한다. 유감스럽게도 먹고는 살아야 한다는 절박한 인간 본성에 위기감을 느끼는 사람이 엄청나게 늘어난다. 게다가 소셜미디어에서 이러한 불편한 감성이 전달되면서 집단행동으로 확대, 증폭되고 있다. 우리들의 영성이 추구하고자 했던 보편적 가치, 즉 자유와 평등, 정의, 공정의 가치마저 포기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에, 기업의 유일한 존재목적이 ‘이윤추구’로 정의되어서는 기업을 위해서도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애플이 앱튠스, 아이폰의 앱생태계를 만들어 파트너와 이익을 나누며 판을 키운 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 탐스 슈즈라는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에 동조하거나 혹은 노동력 학대 없이 제 값 주고 커피를 마시겠다고 주장하는 착한 소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도 자기 이익만 추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오히려 자신의 소비행동과 사회공헌을 동일시한다. 이처럼 기업경영과 소비자의 패러다임은 진화하고 있다.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소비자는 착한 소비를 유도하는 기업에 속한 자신을 소문을 내며 한 편이 된다.

필립 코틀러는 이미 <마케팅 3.0>을 통해 소비자의 감성가치는 물론이고 영적 가치까지 만족하는 형태로 진화해야 함을 주장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염두에 두고 경영하는 것도 이윤추구의 일환이라고 말할 수는 있다.

   
 
하지만 어떤 명제를 상위목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기업 브랜드의 가치가 달라지게 된다. 구성원은 잠시 머물다 떠날 것이므로 구성원 가치보다 이윤가치가 기업의 상위목적이라고 주장한다면 그렇지 않은 기업에게 인재마저 빼앗길 것이다.

오정근 한국코치협회인증 전문코치 / 기업체 전문강사 / 심리상담사 /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