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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분가’ 전망에 삼성전자 날고 SDI 울었다

SMD와 합병법인 탄생임박…LG디스플레이 주식 팔까, 말까?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2.15 13:5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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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가 LCD 사업부를 분사한 후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이하 SMD)와 합병해 디스플레이 독립 계열사로 재편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15일 삼성전자와 삼성SDI(006400) 주가의 희비가 엇갈렸다. 또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034220)와의 향후 역학관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14일 삼성전자에 LCD사업부 분사설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15일 LCD 사업부 분할에 대해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고 답변했다.

15일 삼성SDI는 4% 가까이 주가가 밀린데 반해 삼성전자는 5% 이상 급등하며 올해 처음으로 110만원대를 돌파했다. 삼성전자 LCD사업부는 지난해 22조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가격폭락으로 1조원 넘는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애물단지’를 털어내는 기회인 반면 SDI는 짐을 끌어안는 격이라는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DI는 SMD 지분 35.6%를 보유하고 있으며 SDI가 지분을 처분 하더라도 매각 가격이 터무니없이 낮을 경우 주가에는 추가적인 악재가 될 수 있다.

◆OLED TV 시장 진출 노림수

증권가에서는 이번 합병 계획이 관련 사업의 시너지 확대 측면에서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이다.

우리투자증권(005940) 박영주 연구원은 “SMD가 모바일 디스플레이 뿐 아니라 올해 AM OLED TV를 출시하면서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기 때문에 굳이 두 부문을 분리해 운영할 필요가 없다”며 “AM OLED 기술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LCD 부문이 보유한 라인을 AM OLED로 전환하면서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합병 법인을 삼성전자의 사업 부문으로 유지하지 않고 독립 법인으로 두겠다고 한 이유는 추가적인 리서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교보증권(030610) 구자우 연구원은 “LCD사업부 분사와 합병이 사실이라면 디스플레이 사업의 시너지가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기존 대형 LCD 라인을 OLED 라인으로 전환해 대형 OLED TV 생산이 본격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구 연구원은 “독립적인 디스플레이 부품 회사가 신설되면 더 다양한 고객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하지만 SDI와의 지분관계와 막대한 투자금 확보방법 등 구체적인 분사와 합병방안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SK증권(001510) 정한섭 연구원은 “만약 분사설이 사실이라면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관련 계열사 간 역량을 집중해 OLED 산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LCD 산업의 불황 타개가 목적으로 보인다”며 “합병 회사는 OLED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소형 OLED 경쟁력을 OLED TV 시장에서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삼성家 이합집산, LG디스플레이 전망은?

시장의 관심은 합병 법인의 등장이 각 회사 주가에 미칠 영향에 쏠려있다. 삼성전자는 크게 영향이 없거나 다소 긍정적일 것이며 삼성SDI는 SDM 지분 처리와 합병 방법에 따라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의견이 엇갈리는 것은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전망이다.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과 경쟁력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함께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장중 2% 이상 하락하며 약세를 보이다 1% 안팎으로 하락폭을 줄이고 있다.

교보증권 구자우 연구원은 “합병 방법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삼성전자는 중립 또는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합병과 함께 AMOLED 투자가 확대되면 관련 장비주와 소재업체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영주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IFRS 회계기준 상 전혀 달라지는 점이 없다. 주가에의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SDI는 두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삼성SDI가 SMD 지분 매각이 성사된다면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매각 가격이 터무니없이 낮을 경우에는 부정적일 수도 있다”며 “현재 SDI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2조원 정도로 산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직접 실적 비교가 가능한 독립법인이 생기는 정도의 ‘정성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SK증권 정한섭 연구원은 SMD 합병법인의 등장이 LG디스플레이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OLED 장비·소재업체 수혜주

정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OLED 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시기에 합병회사가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LG디스플레이와 합병회사의 경쟁력 격차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있어 세계 최초로 55인치 OLED TV 출시와 설비투자 계획을 준비 중인 회사로서는 좋지 않은 상황일 수 있다”고 말했다.

   
SK증권은 15일 삼성전자가 LCD 사업부를 분사한 이후 SMD와 합병 할 경우 삼성전자와 삼성 SDI 지분에 대한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LCD 사업부 분사 이후 삼성 SDI의 SMD지분을 합병회사의 지분과 Swap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SK증권은 설명했다.
이번 합병은 삼성SDI에도 부정적일 것이라고 정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는 “삼성전자의 SMD 지분 인수 방식 중 SDI에 가장 긍정적인 방식은 현금을 받고 삼성전자에 해당 지분을 넘기는 것”이라며 “하지만 지분 스왑 방식을 택할 경우에는 이를 기대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또 “합병회사가 OLED 투자를 늘리면 관련 장비업체가 수혜주로 떠오를 것”이라며 “장비업체 중에서는 에스에프에이(A056190), AP시스템(A05420), 아이씨디(A040910), 테라세미콘(A123100), 소재업체로는 덕산하이메탈(A077360), CS(A065770)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