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알리안츠생명보험(이하 알리안츠생명)이 노동조합과 기나긴 싸움에도 불구하고 결국 ‘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2008년 시작된 파업과 관련된 소송을 최근까지 이어왔지만 결국 대법원 판결에서도 승소하지 못했다. 지난 5년간 알리안츠생명과 노조와의 싸움에서부터 최근 대법원 판결까지 짚어봤다.
지난 2008년 8개월동안 이어진 알리안츠생명 노조 파업은 사측의 일방적인 성과급제 시행으로 시작됐다. 2006년 노사는 ‘양측 수용가능한 성과제 도입’에 합의했지만 사측이 2008년 1월21일 일방적으로 성과급제 도입을 발표한 것이다. 노조는 이에 강력히 반대했지만 알리안츠생명은 4일 뒤 성과급제를 실시하며 노사 갈등은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대량해고, 직장폐쇄…진흙탕 싸움 벌인 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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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리안츠생명이 2008년 진행된 파업과 관련 노조와 5년간 소송을 이어왔지만 최근 대법원 판결 결과 노조 측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 ||
하지만 2008년 1월21일 사측은 일방적으로 성과급제 시행을 통보했다. 당시 노조는 성과급제 도입 문제로 컨설팅 업체를 선정하는 등 합의 내용을 시행하자고 제안했으나 사측은 노조가 제시한 성과급제 로드맵을 시간과 비용문제로 거부했다.
노조는 회사의 부당한 처사와 일방적인 성과급제 시행에 대항하기 위해 이틀 뒤인 23일부터 파업투쟁에 돌입했다. 이는 알리안츠생명 노조가 생긴 이래 47년만에 첫 파업이었다.
파업이 진행되며 사측은 파업에 참가한 지점장 99명의 해고를 의결 하고 다시 한달 뒤 복귀의사를 밝힌 12명을 제외한 87명에 대해 해고결정을 최종 확정했다. 이후에도 쟁의행위가 벌어진 사업장에서 파업 참가자들을 퇴거시키고, 출입을 제한하는 직장폐쇄를 단행하는 등 노조와 계속해서 대립각을 세웠다.
파업 8개월 만에 결국 노사는 파업종결에 합의했다. 알리안츠생명 노조는 현행 회사 성과급제를 수용하는 대신 기본급 인상 차등 폭은 축소키로 사측과 합의했으며 2008년 직원 임금의 경우 기본급 기준으로 5% 인상키로 했다. 향후 2년간 노사 무쟁의 선언에도 합의했다.
파업참가자에 대해서는 인사상 불이익을 금지하고 노동관계법상 고용안정을 보장키로 약속하고 파업지도부의 형사책임은 법원판결에 따르기로 했다.
◆법원판결 수용하기로 했는데…대법원 판결까지 5년
노사는 2008년 파업을 종결하며 파업지도부의 형사책임은 법원판결에 따르기로 했지만 쉽게 끝날 것 같은 싸움은 8개월간의 파업 후에도 5년간 계속됐다.
2008년 9월23일 서울남부지법은 “알리안츠 노조 파업은 정당하다”고 판결 내렸다. 당시 법원은 알리안츠생명 노조의 업무방해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성과급제 도입 저지를 위한 파업에 대해서도 “성과급은 임금체계가 변경되어 근로관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교섭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위법성이 없다”고 판결했다.
다만 회사 임원들의 출근을 방해하고 신고 없이 집회를 한 혐의만을 인정해 지도부 중 4명에게 각각 100만~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파업지도부의 형사책임은 법원판결에 따르기로 한다’고 했던 사측은 4명에게 100~200만원의 벌금형만을 선고한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2009년 8월 항소, 상고를 이어갔다.
◆8개월 싸움 앙금 결국 지도부 해고 원했나
2심 판결후 3년만에 진행된 대법원 판결 또한 원심을 뒤집은 사안 없이 모두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업무방해,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으로 피소된 8명에 대해 박병대 재판관은 “원심이 피고인들의 부분 행위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본 것은 잘못이나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조치는 결국 정당하다 할 것”이라며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고 선고했다.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에 대해서도 원심의 판단을 정단한 것으로 수긍, 상고 주장처럼 채증법칙위반이나 법리오해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노조 측 또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이라는 기존 판결에 상고했으나 기각 당했다.
알리안츠생명 노조 관계자는 “파업종결에 합의하며 당시 해고처리 됐던 근로자와 파업지도부는 모두 복직됐다”며 “사측은 결국 지난 2008년의 파업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지도부 해고를 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8개월 동안 파업을 진행하며 양쪽 모두 마음의 앙금이 남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로 파업이 정당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알리안츠생명은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해 “회사측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