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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혹시 ‘정체성 고민’ 어떻게 해보셨나요?

이경희 코치 기자  2012.02.14 15: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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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자신의 삶에서 ‘자기 정체성’을 찾는 일은, 당연히 아주 중요한 일이다. 정체성이란 ‘나의 존재의 가치는 이러이러한 것에 있고, 내가 나다움을 확인하면서 하는 일은 저러저러한 일이다’는 정도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막연하게 생각하는 정체성의 문제는 첫째, 나 자신과 나의 가치에 대한 어떤 ‘느낌’과 둘째, 내가 하는 일과 연관이 된다는 말이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기실 이 정체성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이것이 간접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자기 ‘삶의 의미와 보람의 영역’이다. 그런데 가끔씩 뉴스 등에 나오는 관련 영역의 설문조사에서 그 만족도 혹은 수치가 상당히 낮게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예로, ‘OECD 국가 중 직업만족도에 대한 한국인들의 설문결과가 최하위권으로 나왔습니다’ 등의 뉴스). 아마도 한국 사회 특유의 무한경쟁 시스템과 그에 따른 긴장 그리고 유달리 팍팍한 삶의 구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자기 정체성이 확립되어야 하는 사춘기 중고생 시기에 한국사회의 우리 대부분은 그것을 고민하고 찾을 충분한 시간을 누리지 못한다. 오직 공부, 공부 혹은 경쟁, 경쟁이다. 그리고 끊임없는 긴장의 연속이 이어진다. 하여 본래의 목적인 듯한 대학을 가고 그리고 사회에 나가 자타가 원하는 직장을 구하고 나아가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어 뭔가 성취를 한 것 같지만, 맘속에는 왠지 모를 공허함과 뭔가 빈 것 같은 허무감이 존재한다. 왜일까?

바로 앞서 언급한 자기 삶에서의 구체적인 의미와 보람, 다른 말로 해서 자신의 삶에서 뚜렷이 잡히는 뭔가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누구인지,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에 대해서 선명하게 내부적으로 잡히는 그 무엇이 없을 때 사람은 불안 혹은 뭔가 알 수 없는 부족감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바로 정체성의 위기이다. 그리고 이 위기감은 내 삶 전체의 가치의 위기로 연결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제 나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확립하기 위한 또 다른 고민과 투쟁이 시작된다. 바로 ‘정체성 찾기’이다.

자, 그런데 여기에 바로 삶의 반전이 있다!

우리에게 이토록 의식, 무의식적으로 혹은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치는 ‘정체성’이란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살면서 우리는 정체성 확립에 대한 고민은 해보지만 한 번도 정체성이란 것 자체가 무엇인지를 질문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이제 한번 차분히 스스로 질문해 보자,

도대체 정체성이란 것이 무엇일까? 그것을 꼭 확립해야만 나 그리고 내 삶이 의미가 있는 걸까?

정체성과 그것을 확립해야만 한다는 의무감은, 어쩌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에게 주어진 혹은 스스로 일으킨 또 하나의 ‘공부, 경쟁, 긴장’의 한 요소일 수 있다. 본래 의도는 좋은 것(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한)이나 그 자체가 자칫 또 하나의 의무나 짐이 되어 오히려 반대의 기능(삶의 행복을 해치는)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미묘한 모순’이란….

삶은,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잘 그리고 행복하게 살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만약 우리의 정체성 고민이 그 목적을 위해 도움이 된다면 정말 깊이 숙고하고, 찾고, 성취할 일이다. 그러나 정체성 고민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또 하나의 삶의 짐이 되는 경우라면, 이제 이 미묘한 모순을 알게 된 우리는 가볍게 이 짐을 내려놓을 수 있다.

   
 
왜냐하면 앞서 말했듯이 삶이란,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잘 그리고 행복하게 살면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정체성과 정체성 찾기는 이를 위한 하나의 수단이자 도구일 뿐 목적 그 자체가 아닐 수 있으므로….

이경희 ‘필로 현대최면NLP 심리상담센터’ 원장· ‘필로 & 이시스 센터’ 및 ‘힐링서클’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