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남한사람과 결혼을 했는데 시어머니가 너무 괴롭혀요”, “북한여자 소개 좀 시켜주세요”, “북한에 있는 저희 가족들을 데려와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산하 탈북자 콜센터에 한 달 평균 1000건의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내용도 다양하다. 탈북자 출신 한 상담사는 “지속적인 상담이 필요하면 개인 핸드폰 번호까지 알려주며 상담사와 고객 사이를 넘어 친한 친구로 지내고 있다”며 너스레를 떨 정도다.
지난해 5월 시범운영을 거쳐 동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북한이탈 주민 24시간 콜센터’는 북한이탈 주민의 정착과정에서 부딪히는 애로사항 전반에 대한 종합상담을 지원한다.
연간 종합상담목표를 5000건을 목표로 한 이 콜센터는 8개월 째 접어든 현재, 이미 8000건을 넘어섰다. 그만큼 탈북자들이 정착하는데 많은 애로가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탈북자콜센터는 24시간 운영되며 새터민과 현지인이 2인1조로 짝을 이뤄 상담을 진행한다. |
콜센터에 따르면 상담 중 가장 많이 접수가 되는 분야는 지원제도 안내다. 다른 환경 속에서 성장한 북한이탈주민들이 우리 사회에서 융화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그 뒤를 이어 주택, 법률문제, 교육, 취업 등이 있다.
특히, 법률상담은 탈북자들이 사전에 예약하면 매주 월요일에 직접 변호사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취업에 대한 문의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부터는 방향을 바꿔서 콜센터로는 문의만 받고, 전문 분야를 따로 실시할 예정이다.
이 콜센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3~5년 사이에 국내로 입국한 탈북자 출신 여성 4명이 직접 상담사로 나선 것이다. 남측 출신 전문 상담사를 포함해 총 8명의 전문상담사는 새터민 1명과 현지인 1명으로 협력해 2인 1조로 짝으로 구성됐다.
상담하려는 고객이 대부분 탈북자이기 때문에 탈북자 출신 상담사를 더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탈북자들이 상담의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게 하기 위해 이들은 스스로 더 공부하고 교육을 받고 있다.
365일 24시간으로 운영하는 탈북자 콜센터는 오전(07시~15시), 오후(15시~23시), 심야(23시~07시)로 나누어 상담이 진행되며 오후 상담이 많은 다른 콜센터와는 다르게 오전에 상담이 더 많다.
오후시간에는 외로움을 호소하는 등 심리 상담이 평균 40분에서 1시간까지 길게 이어져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담사들도 더러 있지만, 심야시간에는 각 자택에 시스템을 그대로 설치해 상담자들의 복지에도 신경을 쓰는 등 이들의 배려는 지속되고 있다.
개설 초기에는 홍보지를 1만3000부를 발간해 언론매체와 북한관련 업체를 통해 홍보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다른 홍보를 하지 않아도 탈북자의 입소문이 자자한 이유다.
눈에 띄는 점은 탈북자를 지원하고 싶어 하는 남한사람들의 문의도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 직접 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북한에 대한 관심이 많고 애정을 느끼는데 직접 상담사가 되고 싶다”고 문의하는 사례는 이제 자연스럽다.
북한이탈지원재단 생활안전부 박명희 씨는 “앞으로 입국자가 많아지면 콜센터의 규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그에 대한 대책을 더 준비 중이며 유지와 발전에 힘쓰겠다”며 “다른 콜센터와는 탈북자 콜센터는 탈북자의 아픈 마음을 다스리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