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그리스 의회가 2차 구제금융 승인안을 가결함에 따라 최악의 상황은 피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코스피는 반등을 시도하며 2000선을 되찾았다. 유로존 리스크가 다소 진정됐다는 안도감이 작용했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대비 12.03포인트(0.60%) 상승한 2005.74에 거래를 마쳤다. 2000선 돌파 이후 그리스 우려가 불거지면서 증시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하루만에 다시 2000선 안착에 성공했다.
이날 그리스 의회는 2차 구제금융 협상과 채무조정 양해각서(MOU) 승인안을 표결에 부쳐 과반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그리스는 유로존·국제통화기금 등으로부터 130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으나 △최저임금 22% 삭감 △연금 삭감 △공무원 연내 1만5000명 감원 등을 이행해야 한다.
6거래일 연속 사자세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은 지수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외국인은 이날 1616억원가량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차익실현에 나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778억원, 863억원가량을 내다팔며 지수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지수선물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매는 1162억원 매수 우위로 상승을 지지했다.
동양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그리스 긴축안이 의회를 통화함에 따라 유럽 리스크가 감소하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며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사기 시작하면서 유동성이 개선되고 있으며, 꾸준한 매수세를 보인 반면, 연금이나 연기금 등 기관은 충분히 살 수 있는 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에 비해 주식형 펀드 등에 자금이 크게 유입되고 있진 않다"고 덧붙였다.
업종별로는 비금속광물(1.90%), 전기·전자(1.63%), 운수장비(1.55%), 의료정밀(1.19%) 등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은행(-0.79%), 기계(-0.45%), 종이·목재(-0.39%), 화학(-0.29%), 보험(-0.21%), 건설업(-0.19%), 금융업(-0.13%), 음식료업(-0.09%) 등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혼조세를 보였다. 시총 50위권 내 종목 중에서는 GS(-2.85%), 기업은행(-1.76%), OCI(-1.64%), 삼성중공업(-1.55%), 대우조선해양(-1.22%) 등은 주가가 떨어졌지만, 기아차(3.64%), 현대글로비스(3.33%), LG디스플레이(2.59%), 삼성엔지니어링(2.55%), 강원랜드(2.43%) 등은 주가가 상승 흐름을 보였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2만1000원 오른 108만3000원으로 4거래일만에 상승 반전했다.
특징주로는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이날 국가 차원에서 장애인정책을 종합적으로 수립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 상설기구인 '장애인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소식에 장애인 관련 주식이 급등했다. 오텍, 평화산업, 국제약품, 엔스퍼드 등은 일제히 상한가로 급등했다.
또 휘발유값이 최고가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소식에 차량 경량화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코오롱플라스틱(8.24%), 에코플라스틱(3.68%), 현대모비스(2.11%), 한국카본(1.82%) 등은 상승세를 탔다. 휘발유 값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이닉스(-0.56%)는 SK 최태원 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는 소식에 소폭 하락했다. 이날 총회장에서 일부 주주가 최 회장의 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기도 해 난항을 겪었다.
금호산업은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의 유증참여 소식에 2.70% 올랐다. 금호산업은 자본잠식 위기에 상장 폐지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었으나 박 회장의 유증 소식에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날 상한가 20개 종목 등 486개 종목은 주가가 올랐으나 하한가 1개 종목 등 325개 종목은 하락했다. 보합은 93개 종목이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대비 4.52포인트(0.85%) 오른 533.19로 지난 7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 거래일대비 2.20원 내린 1122.3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