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선거를 앞둔 여야의 ‘표 갈증’이 이번 국회에서 각종 포퓰리즘 정책으로 표출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오는 16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개정되는 법안에 대해 업계의 반대뿐만 아니라 위헌 소지가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여전법 개정안은 가맹점수수료율의 차별금지, 대형 가맹점의 우월적 지위 남용 금지, 중소 가맹점에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우대수수료율 적용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가맹점수수료율 차별금지, 대형 가맹점 우월적 지위 남용 금지 등은 시장의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다. 여신업계 관계자들도 “환영한다”며 개정안을 반겼다. 하지만 마지막 ‘우대 수수료율’이 문제됐다. 시장경제원리에 역행하는 법안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중소가맹점 우대수수료율을 금융위원회에서 일률적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헌법상 행복추구권, 재산권, 직업수행의 자유에 대한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아무런 제한없이 금융위원회에 위임하고 있어 헌법상 위임 입법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카드사 대표들도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KB국민카드 최기의 사장은 페이스북에 ‘장사하는 사람이 가격을 정하는 의사결정 구조에서 배제되면 향후 어떤 일이 일어날까’라고 적었으며 현대카드 정태영 사장은 트위터를 통해 ‘(금융업 종사자들은) 사실은 어느 산업 못지않게 치열하게 돌아다니고 야근하고 고생한다. 올해는 풍파가 줄어들기 바란다’고 우회적으로 심정을 표현했다.
금융위원회 또한 민간기업의 가격을 정부가 결정하고 이를 따르도록 강제하는 법률은 선례가 없다고 밝혔으며 또한 헌법 제15조에 규정된 ‘직업 선택의 자유’와 ‘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와 금융당국은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의 표심잡기가 도를 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수료 인하’ 열풍에 맞춰 대안을 세우려고 했지만 ‘표심’만을 생각해 업계 사정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무위는 요지부동이다. 법소위를 거칠 시에도 금융위의 반대에 정무위는 “한국은행도 기준 금리를 정하지 않느냐”는 억지 주장을 펼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여신업계의 다양한 노조, 협회 등은 ‘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선심성 공약은 오히려 시장경제를 해칠 수 있다’ 연일 여전법 개정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전법 개정안이 다양한 문제를 품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카드업계와 금융당국 또한 이를 반성의 기회로 삼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동안 각 카드사들의 주장대로 가맹점의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중소가맹점은 대형가맹점 보다 높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했고, 수수료 인하에 있어 차별받았다. 금융당국 또한 카드업계의 대변자 역할만 해왔을 뿐 수차례 불거진 수수료 갈등을 치유하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일부 카드사들은 오는 15, 20일 중소가맹점으로부터 ‘수수료인하 의지를 표명하지 않으면 카드 거부’라는 통보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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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의 사실상 마지막 본회의가 오는 16일 내정돼 있다. 최근 업계의 ‘단 하나의’ 관심거리로 떠오른 여전법 개정안도 이날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부디 이번 국회 본회의가 중소상인들과 카드사간 갈등에 화해의 물꼬를 터주길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