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민주통합당 공천작업의 첫 숙제로 부상한 호남물갈이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박상천(고흥·보성 5선)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은 당 지도부에게 호남물갈이에 대한 명분을 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반면 ‘큰 정치 역할론’ 등을 주장하며 버티기로 일관하던 당 중진 의원들에게는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천 의원은 자신의 불출마선언이 “호남물갈이와 무관하다”며 “인위적인 물갈이는 선거를 통한 국민의 심판을 무시한 오만하고 비민주적인 발상”이라고 경계했다. 또 “호남의 다선 의원만 물갈이하겠다는 것은 호남에서는 정치 지도자와 국회지도자를 양성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 개혁공천 방향에는 호남물갈이가 전제됐던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박근혜 의원의 불출마선언과 함께 새누리당의 공천개혁이 영남물갈이를 전제로 고강도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시점에, 민주통합당의 중진 눈치 보기는 이쯤에서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새누리당은 영남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희생에 동참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돼 영남물갈이가 ‘개혁공천’의 화두로 부상했다. 더욱이, 현역의원 25% 이상을 교체하겠다는 새누리당 공천기준은, 민주통합당 지도부에게 고강도 개혁공천이라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5선의 박상천 의원 불출마선언에도 불구하고 민주통합당에서 더 이상의 불출마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위적인 공천 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점쳐지는 부분이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지금까지 ‘인위적 물갈이 대신 경선을 통한 공천개혁’을 강조해 왔지만, 당 지도부는 중진급의원들의 용퇴 촉구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또, 박상천 의원의 불출마선언은 개혁공천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현재 호남 출마를 준비 중인 3선 이상 이원은 김영진(광주 서구을), 김성곤(전남 여수갑), 이낙연(전남 함평·영광·장성), 강봉균(전북 군산) 의원이다.
하지만 이들 중진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 없이 단지 다선이라는 이유로 공천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민주당의 정통성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어 더 이상 불출마 선언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흥·보성 선거구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은 박상천 의원의 불출마를 후배들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며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김승남 예비후보는 “고흥·보성 지역구의 5선 국회의원인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에 대한 용기 있는 결단에 깊은 존경을 표하면서, 국가와 지역에 대한 헌신적인 노력과 업적을 가슴에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현재 고흥ㆍ보성 선거구에는 민주통합당의 장성민(48), 장홍호(52), 김철근(43), 김범태(57),김승남(45),신중식(71) 전 의원이 예비후보를 마치고 공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