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그리스의 2차 지원 패키지 확보를 위한 재정긴축 최종 합의가 9일(현지시간) 오후 극적으로 타결됐다. 전문가들은 관련 이슈가 상당부분 증시에 반영돼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유로존 리스크가 상당부분 줄어든 만큼 단기적으로 유로화, 원자재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증시에서는 조선, 금융주에 간접적인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예상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 대출에 따라 은행들의 유동성 경색이 다소 완화됐고 난항을 겪던 그리스 구제 금융 협상도 드디어 타결됐다. 그러나 긍정적인 소식에도 불안감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그리스가 오는 2020년까지 GDP대비 재정 적자 비율을 120%까지 낮추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긴축을 단행해야 한다. 그리스는 국가 채무 비율 및 경상 수지 적자 비율이 모두 높아 추가 긴축을 감당할 여력이 있는지 의문이다. |
합의의 기본적인 내용은 올해 33억 유로의 정부지출을 삭감하는 것이다. 그리스 정부는 공공투자 4억유로, 국방비 3억유로, 연금 3억유로를 줄이는 데 합의했다. 또 오는 2013~2015년까지 100억유로 규모의 긴축정책 계획안을 확정해야 한다. 여기에 신규 구직자에 한해 최소임금 22% 삭감, 1년 안에 공무원 1만5000명 감축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국채교환협상도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존 국가들이 이 같은 그리스의 합의안을 받아들이면 1300억 유로 지원과 민간채권단 손실부담 등을 포함한 2차구제금융이 실행에 옮겨진다.
이번 그리스 정부의 긴축정책 합의 가능성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동부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그리스 합의와 2차 구제금융 가능성은 이미 어느정도 주식시장에 반영된 상태로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유로존 문제가 완화되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그리스의 긴축안 합의와 민간채권단 국채 상각 합의로 포르투갈에 대한 우려도 급격히 줄어들 것이고 그 동안 유로존의 리스크로 확대됐던 유로존 자금경색도 다소 해소될 것”이라며 “리스크가 낮아지면서 자금이 다시 유로존으로 흘러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미국의 머니마켓펀드(MMF)는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유로존 은행채 보유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유로화의 단기적 강세와 달러와 약세가 점쳐지며 원자재 가격의 단기적인 상승 가능성이 높다.
이 연구원은 또 “한국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유로존 금융권이 호전되며 조선, 은행 등에 간접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편 그리스발 호재에 힘입어 지난 밤 글로벌 증시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그리스 2차 구제금융 관련 협상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소식에 소폭 상승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6.51포인트(0.05%) 오른 12,890.46에 장을 마쳤다.
S&P500 지수는 1.99포인트(0.15%) 오른 1,351.95로 마감했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는 11.37포인트(0.39%) 오른 2,927.23로 거래를 마쳤다.
유럽 주요 증시 역시 그리스 훈풍에 나흘 만에 오름세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 FTSE 100 지수는 전날보다 0.33% 오른 5,895.47로 장을 마쳤으며 프랑스 파리 증시 CAC 40 지수도 0.43% 상승한 3,424.41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DAX 30 지수 역시 0.59% 상승한 6,788.80으로 마감했다.
반면 국내 코스피 지수는 2000선 돌파에 따른 단기급등 피로감에 따른 조정세로 오전 9시 50분 현재 10포인트 가량 하락한 2000선 초반에서 매매공방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