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카드사들이 신용카드 혜택을 줄줄이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반대로 다양한 혜택의 체크카드들이 속속 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신용카드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수수료율을 낮추면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2월부터 주요카드사들은 카드 포인트 적립을 중단하거나 기타 할인서비스 등을 종료하는 추세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양한 혜택을 선보이며 소비자를 유혹하던 신용카드들이 하나, 둘 혜택을 축소하고 있는 반면 직불카드로만 여겨졌던 체크카드들이 휴대폰 요금할인, 캐쉬백 등 다양한 서비스로 무장한 채 신규 출시되고 있다.
◆신용카드 혜택 줄줄이 축소…왜?
카드사들이 신용카드 혜택을 잇달아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갖춘 체크카드가 속속 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
포인트적립 관련 서비스도 줄어든다. 현대카드는 4월부터 신협과 연계해 발급하고 있는 현대카드C의 M포인트를 기존 0.5%에서 0.3%로 축소한다. 또한 현대캐피탈을 통해 현대ㆍ기아차 구입 후 할부대금을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었던 서비스도 지난 달 종료됐다.
KB국민카드는 오는 5월부터는 이용실적이 우수한 ‘프라임회원’에게 신용판매금액의 최대 0.4%까지 쌓아주던 포인트 적립 서비스를 폐지할 예정이다. 굿데이카드의 할인서비스 제공기준 실적 전달 카드결제액도 4월부터 기존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증가한다.
신한카드 역시 신협ㆍ우체국 연계 체크카드와 ‘와이드패스’ 체크카드 결제금액의 0.5%를 캐시백포인트로 적립해줬지만 내년 3월부터 적립비율을 0.2%로 축소한다. ‘마이신한포인트’ 또한 4월부터 0.2%에서 0.1%로 적립률이 감소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서비스 종료는 제휴업체와의 관계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며 “제휴업체에서 비용을 인상하거나 자체적으로 서비스로 인해 손해를 보게 되면 자연스럽게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다른 혜택으로 대체하게 된다”고 밝혔다.
삼성카드 관계자 또한 “부가서비스 종료는 본래 없어지고 생겨나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며 “딱히 수수료인하 때문만이 아니라 제휴사 사정이나 카드사 자체 수익성 평가 등을 통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종료되는 것도 있지만 CGV영화 관람 시 기존보다 2000원을 추가 할인해 주는 등 새로 추가된 서비스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혜택 품은 체크카드 속속 출시
반대로 금융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정책을 적극 이용하려는 모습도 눈에 띈다. 특히 은행계 카드사들은 다양한 혜택의 체크카드, 하이브리드 카드 출시 계획을 발표하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체크카드 시장 비율을 앞으로 5년 동안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 만큼 앞으로 부가서비스 확대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SK카드가 지난 7일 출시한 ‘하나SK 메가캐쉬백2 체크카드’는 하나은행과 SK텔레콤의 통합 혜택이 더욱 강화된 점이 특징이다. △휴대전화 요금 최대 5000원 캐쉬백 △커피값 월 최대 3000원 OK캐쉬백 적립 △이마트, SK주유소 OK캐쉬백 3배 적립 △하나은행 ATM수수료 월 10회 면제 △2만원 결제시 최대 200원 캐쉬백 등 고객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하나은행 김정태 은행장은 “현재 대표적인 문화 트랜드에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고 말하며 “하나은행과 하나SK카드는 양사의 금융서비스가 집약된 ‘메가캐쉬백2 체크카드’를 중심으로 체크카드 활성화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은행계카드사 중 KB국민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SK카드 등은 하이브리카드 출시 계획을 밝히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상태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작년부터 체크카드 활성화를 준비할 만큼 체크카드 확대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며 “금융당국이 체크카드 활성화에 나선 만큼 각 사 또한 부가서비스 확대 등으로 고객유치에 나서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카드 또한 체크카드 부가서비스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전업계 카드사의 경우 아직 은행과 수수료 등을 협상하는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방안은 세우지 못했다”며 “하지만 현재 체크카드 부가서비스 등에 대해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고객의 혜택을 증가시키면서 카드사 실적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체크카드 활성화로 볼륨을 키우기 위한 경쟁은 ‘카드대란’과 같은 사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보다 시장이 확대되면 체크카드 부과서비스 확대를 고려해 볼 만하지만 현재로는 체크카드 순익이 많이 떨어지는 만큼 솔직히 기존보다 혜택을 늘리긴 어렵다”며 “볼륨을 키우기 위해 체크카드에 다양한 혜택을 담으며 서로 경쟁한다면 카드대란과 같은 사태와 일으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하이브리드카드는 신용카드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체크카드보다 많은 혜택을 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금감원에서 카드 출시전 감독을 받고 있지만 시장에 혼란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