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광주군비행장 이전의 분수령으로 알려졌지만, 실질적인 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동철·김진표·유승민 등 여야 국회의원들이 공동발의 한 특별법은 광주군공항 이전에 대해 법적 근거와 명분을 모두 확보된 것처럼 호도되고 있지만, 특별법안의 주요 내용은 지난 11년 동안 논의돼 온 것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통합당 김동철·이용섭·조영택 의원(서구 갑)은 지난해 12월25일 광주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의원들이 26일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공동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특별법의 내년 2월 국회통과가 유력해 2004년부터 제기됐던 광주 군 비행장 이전 문제가 8년여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주장했다.
◆특별법 알고 보니 그 나물에 그 밥
지난해 12월26일 발의된 특별법의 주요 내용과 총칙에 따르면 이전부지 선정은 ‘국방부 장관이 후보지를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장과 협의해 ‘주민투표법’ 제8조 규정에 의한 주민투표를 거쳐 선정한다.“고 적시돼 있다.
만약 광주 군 공항을 무안으로 이전시키려 한다면 광주시와 무안군의 협의가 있어야 하고, 무안 주민들의 찬반투표를 거쳐 이전 부지를 선정한다는 것이다.
결국, 지금까지 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해 왔고, 해결하지 못한 난제를 다시 특별법에 적시했을 뿐이다.
이 같은 내용은 김동철 의원 등이 특별법을 발의하기 전 2010년 11월16일, 공군본부의 광주 군 공항 이전촉구 건의에 대한 회신과 2009년 3월12일 국방부 회신에도 나타나 있다.
2010년 공부본부 회신에 따르면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간 무안지역으로 군 공항 이전을 합의할 때 광주기지 이전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고 밝히고 있다.
2009년 국방부는 광주 군 공항 연구용역결과 “무안공항 지역도 군 공항으로 기능발휘가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도출됐다”면서 “전남(무안)·광주시간 상호의견을 조율하여 이전을 요구해 올 경우 이전 검토가 가능하며, 국방부와 공군에서 먼저 이전을 제안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특별법에서 달라진 것은 이전 후보지 지역단체장과 협의해 주민투표(무안)로 결정한다는 것이다. 결국, 지역 간 갈등에 주민투표라는 혹을 하나 더 달았다는 것.
◆시민사회단체 “국방부와 입 맞추기로 만들어낸 생색내기 법률”
이에 대해 국강현 광주공항 소음피해 소송 광산구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광산구의원)은 “특별법안의 주요 내용은 이전 후보지 지역단체장과 협의해 주민투표로 결정한다는 것이며, 지원 대책이 마련되지 않거나 민간업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전투비행장 이전은 어렵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국강현 위원장은 “결국 특별법은 소음피해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대책위원회 및 전문가들과 한마디 논의나 공청회 설명 없이, 국방부와 입 맞추기로 만들어낸 생색내기식 법률안이다”고 덧붙였다.
국 의원은 또, “이런 법률안에 대해 무작정 환영하기보다는 냉정하게 따져보고 실효성과 불합리한 점들을 지적해 주민의 혼란을 해결해주는 것이 광산구청과 광산구 국회의원들의 소임이다”고 꼬집었다.
조병현 광산시민연대 수석은 “이 특별법은 양 지방 단체의 합의로 이전하게 돼 있으며, 관련주민의 주민투표로 결정된다”면서 “무안주민이 소음 덩어리가 이전해 온다고 하는데 어떤 주민이 찬성하겠느냐. 이것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악법이다”고 꼬집었다.
조 수석은 이어 “민형배 광산구청장이 구정 보고를 통해 지역민들에게 특별법에 따라 전투비행단이 곧 이전할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주민이 볼 때 무리가 있으며, 꼭 무안으로 규정하지 말고 서남해안 지역을 활용하는 계획도 세워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민간공항은 지키려, 군 공항은 밀어내려 안간힘 이율배반…상생을 위한 노력이 먼저
한지만 지역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군 공항 이전 논쟁의 핵심에는 광주시가 민간공항을 양보하지 않으려 하는 데 있다는 것이 여론의 중론이다. 민간 공항은 지키려 하고, 반대로 군 공항은 밀어내려 안간힘을 쓰는 이율배반적인 논리가 지속하는 한 군 공항의 이전은 수면 밑에 가라앉아 있을 뿐이다.
결국, 광주군공항이 이전하기 위해서는 광주시와 전남도, 해당 지자체가 ‘광역행정협의회’를 구성해 상생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오는 4.11총선에 광산갑에 출마한 전갑길 전 광산구청장은 “광주군공항 이전은 해당 자치단체와 주민의 동의 없이는 추진할 수 없는 것으로 특별법 제정으로도 해결되지 못한다”며 “이전 방안의 최우선은 국방부에서 제시한 광주시와 전남도의 협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며 상생노력을 강조했다.
전갑길 후보는 “전남도가 무안국제공항 개항으로 광주시에 광주공항 국내선 이전을 요구해 올 때에 시·도간 상생발전의 방향으로 군 공항 이전과 함께 논의했어야 했다”며 “아쉽게도 공방만 펼치다가 2011년 3월 시·도가 광주공항 국내선을 당분간 현 상태로 두기로 합의한 후 오늘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동철 의원(민주통합 광산갑)은 지난 8일 지역민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2월7일 ‘군용비행장 이전 특별법’이 역사상 처음으로 국방부에 회부되어, 2월10일 국방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심사할 예정이다”며 “군용비행장 이전 특별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