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 등 메이저 생활가전 제조사들의 저가 TV시장 진출 소식에 유통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잇단 저가 TV 출시로 재미를 보고 있지만, 대기업의 기술력과 AS 등 시스템에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믿을 수밖에 없지만, 품질이 뒤쳐진다는 평가에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8일 미래형 스마트TV 신제품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저가형 TV 출시 계획도 밝혔다.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은 이날 “그동안 저가형 TV에 대해 충분히 준비했다”며 “1~2개월 내에 저가형 TV를 출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이어 “기존 삼성 TV에 비해 저렴한 부품을 쓰면서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는 출시하지 않을 것이다”며 “시중에 나온 저가형 TV에 삼성전자의 서비스가 더해지는 수준이 될 것이다”고 언급하는 등 강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놓을 저가형 32인치 LED TV 가격이 60만원대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066570)도 기존 TV보다 20~30% 저렴한 저가 TV를 올 상반기에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32인치와 함께 40인치대 대형 저가 TV 출시도 예고됐다.
◆믿을 구석은 가격 경쟁력 뿐
지난해 6월 롯데마트가 ‘통큰 TV’라는 브랜드로 49만9000원에 32인치 LCD TV를 출시하면서 시작된 저가 TV 판매에 유통업체들이 모두 뛰어든 상황이다.
유통업계 저가TV판매 현황(출처 : 각 사) |
상황은 이렇지만, 삼성과 LG 등 메이저 제조사들의 저가 TV 출시는 유통업계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 가전업체와 유통업체간 저가 TV 경쟁이라지만, 유통업계가 비교우위를 보이는 부문은 가격 경쟁력 뿐이라는 게 이유다.
메이저 제조사들은 대형마트들이 선보인 저가 TV에 비해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소비자들이 기술력이나 사후관리(AS) 등을 고려할 때 유통업계 저가 TV를 외면할 것으로 강하게 믿는 분위기다.
권희원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장도 지난해 11월 “이마트 TV가 출시된 뒤 LG전자도 연구소에서 제품을 구매해 다 뜯어봤는데 질이 많이 떨어진다”며 대놓고 비판하기도 했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식 강해
실제 소비자들도 유통업계 저가 TV가 품질과 AS 면에서 대기업에 비해 활성화되지 않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비자는 “롯데마트 저가TV를 구입해 사용해 보니 배경음과 사람 목소리의 TV 볼륨이 틀려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마다 수십 번씩 볼륨 조절을 한다”며 “역시 싼게 비지떡이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용산 전자에서 근무하는 한 관계자도 “대형마트의 저가 TV는 품질을 검증받지 못한 중국에서 저렴하게 들여오는 경우가 많아 구입 가격만 생각하고 사면 큰 낭패를 볼 것”이라며 “수리비 등 사후 비용이 지속적으로 지출될뿐더러 정확하고 제대로 된 수리를 받으려면 수리센터를 직접 찾아가거나 아니면 택배를 통해서 수리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벌어진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