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일자리 부족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자, 올해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외국인 전용 면세점을 도입할 예정이다. 한류로 외국 관광객들이 증가하자 외국인 전용 면세점을 도입, 고용창출과 지역경제발전을 이룰 심산이다.
이에 따라 최근 관세청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영섭 관세청장 및 전국 47개 세관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외국인전용 시내면세점 제도 도입 등 통관물류업종에 대한 허가·특허요건을 완화해 신규 일자리 확대에 나설 방침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후 관심을 보인 기업 및 지방자치단체 등은 33개. 지역적으로 첫 포문을 여는 전라남도 여수다. 그러나 골치가 아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4일 ‘2012년도 제1차 위기관리대책회의’에 참석해 올해 개최되는 여수 엑스포 기간에 한시적으로 시내 면세점을 설치하고,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외국인 전용 면세점 제도도 함께 도입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면세업체들은 여수시의 구애를 꺼리고 있다.
왜일까? 수익성을 담보하려면 한시적인 것이 아닌 연중 운영이 필요하다. 헌데 단 3개월만 진행되는 ‘여수 엑스포 기간’중에만 운영한다면 사실상 기반시설 설비 투자금도 빼낼 수 있을지 기업입장에서는 우려될 수밖에 없다.
또 내외국인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지정 면세점이 아닌 외국인만 사용 가능한 지방 면세점이 어느 정도나 메리트가 있을지 가늠키 어렵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인천공항과 서울 시내에 큰 규모의 면세점이 있는데, 굳이 시골의 작은 면세점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지난해 말, 관세청 방침과는 달리 이왕이면 내국인까지 시내 면세점을 이용할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관세청은 고가 사치품에 대한 면세점의 난립을 우려, 법 개정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방이 아닌 서울에서의 외국인 전용 시내 면세점도 생채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통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그나마 남대문과 동대문, 인사동은 외국인 관광객들 덕분에 숨을 고르고 있다. 노스탈지아 언덕은 우리에게 친숙한 노래가 없었다면 관광객이 굳이 그 지역을 방문할 이유가 없다. ‘겨울연가’ 방영 이후 강원도 춘천은 중국, 일본인들로 가득했다. 도시는 변한 게 없는데 문화가 지역 경제 성장을 이루는 초석을 마련한 것이다.
한국이 한류라는 돛을 달고 순항할 수 있는 것은 K-POP과 문화 콘텐츠를 통해 한국이 궁금해진 외국인 관광객의 욕구 때문일 것이다. 내국인들이 백화점, 대형마트 등으로 등을 돌린 후 썰렁해진 전통시장은 한국 향수를 맡고자 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덕분에 그나마 장사가 되고 있다.
정부는 대기업에 골목상권 진출을 거론하며 언론을 통해 ‘비도덕적 기업’으로 운운하기보다 사업성 있는 정확한 판단력과 전통시장을 살릴 수 있는 고민에 시간 투자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