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꼬꼬면을 선두로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하얀국물 라면이 일본정통라멘의 재조명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정통라멘은 원조 하얀국물 라면 격이지만 그동안 마니아층 위주에 그쳤던 것이 사실. 하지만, 때 아닌 하얀국물 라면 열풍이 일본정통라멘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국내 일본정통라멘 시장은 약 200개 매장, 100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초반 시장이 형성된 것을 감안할 때 성장세는 더디다. 업계는 당시 홍보, 마케팅 부재로 전국적 단위로 시장이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하얀국물 인기와 더불어 일본을 여행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일본라멘 등 일본음식에 대한 저항성이 크게 줄어든 것도 일본정통라멘 시장 성장세를 밝게 하고 있다.
◆“일본정통라멘, 성장 가능성 충분”
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은 “일본라멘뿐만 아니라 일본음식에 대한 성장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본다”며 “특히,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하얀국물 라면 소비가 증가한 가운데 일본정통라멘전문점들도 차별화된 특성을 내세운다면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도 “꾸준히 일본라멘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증가하고 있고 과거에 비해 시장도 크고 있다. 대중화되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며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이처럼 국내 일본정통라멘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일본정통라멘전문점들은 이 기회를 틈타 매장확대 등 성장을 꾀하고 있다.
국내 일본정통라멘 시장 1위 하코야. |
이 두 업체 중에서도 하코야가 전체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며 1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기준 매장규모를 살펴보면 하코야가 85개 매장을, 멘무샤가 2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시장에 먼저 뛰어든 것은 멘무샤지만 LF푸드(LG패션 100% 출자회사)가 하코야를 인수한 뒤부터는 대기업의 자본력과 빠른 사업추진력을 앞세운 덕에 하코야가 강자로 부상했다.
규모면에서 차이가 나는 하코야와 멘무샤는 경쟁구도로 가기보다는 나름의 노하우와 강점을 앞세워 일본정통라멘 시장에서 성장해나갈 방침이다.
◆하코야∙멘무샤, 나름의 노하우∙전략 앞세워
우선, 하코야는 올해 총 150개 매장 운영을 목표하며 매장확대를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하코야는 사업시작 전부터 일본현지를 직접 방문하며 쌓아온 메뉴개발력과 일본 카가와현 지역의 두 식품회사와 공급계약을 맺어 매장별 일관된 맛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일본라멘뿐 아니라 돈부리 등 기존 일본정통라멘전문점과 차별화된 메뉴를 선보이며 사업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사업초기부터 중국 등 해외진출도 검토해왔으나 아직까지는 가시화된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코야 관계자는 “올해는 매장수 확장뿐 아니라 제품의 퀄리티(품질) 향상과 차별화된 기업문화 정립을 통해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공고히 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반면, 멘무샤의 경우 공격적인 매장확대보다는 브랜드 인지도 증가와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멘무샤는 성공전략을 국내 소비자 입맛에 맞도록 개발한 한국적인 맛에서 찾고 있다.
멘무샤를 운영하는 오리엔탈푸드코리아가 앞서 베트남쌀국수전문점인 호아빈을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성공시킨 노하우를 멘무샤에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식사메뉴에만 한정하지 않고 저녁시간대는 사케, 사와 등 일본주류를 판매함으로써 일본문화공간으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얀국물 라면 돌풍과 함께 일본정통라멘에 대한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대표적인 일본정통라멘전문점 중 하나인 멘무샤 매장. |
이 관계자는 또 “멘무샤 사업 론칭 전부터 일본뿐 아니라 일본라멘이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영국 등 해외를 돌아다니며 일본라멘의 트렌드를 파악해왔다”면서 “이를 토대로 국내에서도 일본라멘이 인기몰이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고 향후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멘무샤는 최근 대형 쇼핑몰 중심으로 매장을 점차 확대하는 동시에 지방 출점도 꾸준히 이어가며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매장확장은 무리수라고 보고 내실을 다지는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한편, 1위 업체 하코야와 비교되는데 대해서는 ‘경쟁구도로 보기 힘들다’는 것이 멘무샤 측 입장이다.
멘무샤 관계자는 “하코야 같은 대기업이 시장에 뛰어들어 시장파이가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규모면에서도 훨씬 크고 또 우리(멘무샤)와 추구하는 바가 달라 경쟁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신 “각자의 색깔에 맞게 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일본전통라멘 인지도 높인다는 점에서 윈-윈(win-win)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