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실적 블랙홀' KT, 탈출 WARP는?

전문가들, LTE효과와 조직개편 가능성에 초점

정금철 기자 기자  2012.02.08 15:58:37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지난 4분기 실적부진의 늪과 LTE(롱텀에볼루션) 과열 양상에 따른 리스크로 KT(030200) 주가에 짙게 깔린 암운이 흑색을 더하고 있다. 8일 KT는 전일대비 250원(0.76%) 떨어진 3만2650원으로 사흘째 하락 마감하며 52주 최저가로 추락했다. LTE 후발주자라는 오명을 안은 가운데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끌 뚜렷한 모멘텀도 없고 금융투자업계마저 실망하는 기색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어 이래저래 북극발 한파에 필적하는 냉기를 그대로 맞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저점구간을 탐색 중인 현재 가격대는 오히려 KT의 주가 하락 리스크가 낮은 것으로 판단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인 시각으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또 오는 4월로 예정된 LTE 84개 도시 구축 등도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를 지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인 동시에 하반기 실적회복을 앞당길 주요변수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발목 잡을 실적 리스크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의 한국형 국제회계기준(K-IFRS) 별도 기준 지난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3000억원, 3332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대비 6% 감소했다. 매출액 증가부분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는 영업이익 기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4분기 연결실적에 자회사 BC카드가 편입된 것과 2958억원 규모의 일회성 부동산 처분이익이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매우 부진한 성적이다.

하나대투증권 황승택 연구원은 "BC카드 등 자회사 신규 편입 및 부동산 유동화 관련 자산처분 이익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요금인하에 따른 무선수익 감소와 2G 서비스 종료 비용 등으로 영업이익은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LTE 서비스 마케팅 경쟁 심화, 기본료 1000원 인하 등으로 촉발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향후 전망도 밝지는 않다. 경쟁사들과의 마케팅 경쟁에서 한발 뒤쳐졌고 4월 총선과 12월 대선 진행 과정에서 정치적 이슈로 요금인하 압박이 가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한금융투자 성준원 연구원은 "LTE 서비스 본격화에 따른 마케팅 경쟁과 기타 제반비용 증가로 향후 이익 개선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대신증권 김회재 연구원도 "올해 실적을 낙관적으로 보기 힘들다"며 경쟁사보다 낮은 KT의 스마트폰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과 뒤처진 늦은 LTE시장 진출로 인한 무선부분 성장 불확실성을 리스크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망을 근거로 KT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가를 줄줄이 낮춰 잡고 있다.

김회재 연구원은 "주가는 여전히 주가수익비율(PER) 6.8배로 역사적 최저점이지만, 경쟁사에 비해 실적개선과 ARPU상승이 더뎌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다"며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목표주가는 기존 5만8000원에서 5만원으로 내렸다.

성준원 연구원과 SK증권 이동섭 연구원도 기존 5만원에서 4만5000원으로 KT의 목표주가를 낮췄고 특히 황승택 연구원은 적정주가를 6만900원에서 4만9000원으로 19.5%나 하향했다.

NH투자증권 김홍식 연구원은 주가 제시 없이 투자의견을 시장평균으로 유지했다. 올 상반기까지도 LTE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밀릴 것으로 전망되고 LTE서비스 지연으로 인해 이동전화 ARPU 반등 시기가 이동통신3사 중 가장 늦을 것으로 보여 단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저점 매력에 LTE 및 조직개편 효과도 기대

금융투자업계는 KT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눈치다. 저점 이동과 맞물린 매력은 둘째치더라도 LTE 효과의 가시화의 미디어 사업의 성장성,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변화 등은 무시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한국투자증권 양종인 연구원은 "12월 KT그룹 미디어 사업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27.5%로 1년 만에 3.9% 상승했고 양방향 인터넷텔레비전(IPTV) 사업은 연말 400만 가입자를 확보, 흑자 전환할 것"이라며 미디어 부문의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우리투자증권 정승교 연구원도 "비통신 부문과 기업사업 부문 성장 기대가 크다"며 "비통신부문은 지난 4분기에 신규 연결 편입된 BC카드(금융), 스카이라이프와 IPTV 등의 미디어부문이 대표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 연구원은 "요금인하 및 2세대서비스(2G) 종료 등으로 지난해 -1.3% 성장률을 기록한 이동통신부문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며 LTE 효과에도 주목하는 한편 규제 완화 등을 위한 등 구도개편 등 새로운 변화 가능성을 호재로 점쳤다.

김홍식 연구원도 지배구조 개편에서 이익 메리트를 찾았다. 이석채 회장이 사실상 연임을 확정한 만큼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것. 실제 많은 자회사를 보유한 KT의 경우 정부 규제가 이익 정체 현상을 키우고 있어 향후 물적 분할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외 배당 매력도 매력으로 꼽혔다. 유진투자증권 김동준 연구원은 "현재 주가 수준은 올해 DPS 2000원을 가정해 시가배당률은 6%"라며 "작년 일회성 이익 제외 시 주당배당금은 1600원 수준이나 시장 기대치인 2000원 배당을 결정하면서 투자자에게 신뢰를 유지했다"며 '매수'의견을 그대로 가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