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인천공항의 화물 수송량이 3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항공업종의 업황 둔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환율과 유가 흐름이 화물 리스크를 상쇄할 것으로 판단하며 항공주의 투자매력은 여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가 조정을 겪을 경우 비중확대의 기회로 삼으라는 권고다.
8일 인천공항이 밝힌 '1월 수송실적'에 따르면 항공화물은 17만8000톤을 기록하며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2년 9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갔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9%, 전월대비 15.8% 내려간 수치다.
미국향발 수송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14.7% 줄었고 중국향발은 같은 기간 21.6%(인바운드 -18.9%, 아웃바운드 -24.6%)나 감소했다.
인천공항 화물수송 실적 및 화물수송량 증감률, 인천공항·KTB투자증권 제공. |
다만 국제여객은 318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8% 증가하는 한편 9개월 연속 이어온 오름세도 연장했다. 국제여객 수송인원은 지난해 동기보다 6.8% 증가했다. 국내항공사들은 아웃바운드 수요 부진으로 해외 환승 티켓 프로모션을 강화했고 결국 외국으로 나가는 내국인에 비해 국내를 찾는 외국인 위주의 성장이 유지됐다.
국내항공사별로 대한항공(003490)의 국제화물 수송량은 8만8000만톤, 국제여객 이용자는 120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화물은 전년 동기에 비해 15.6% 줄었으나 여행객은 7.5% 늘었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은 국제화물 4만5000톤, 국제여객 78만5000명으로 파악됐고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화물은 13.2% 감소한 반면 여행객은 3% 증가했다.
대한항공이 여객자수에 있어 아시아나항공에 앞선 이유는 환승률과 여객기 증가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천공항 여객수송 실적 및 여객수송량 증감률, 인천공항·KTB투자증권 제공. |
이처럼 항공업황을 위시해 경기를 전망하는 토대인 화물 수송량 감소를 두고 항공주에 관심을 기울이는 투자자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1월 화물 수송량 부진은 설 연휴효과로 예견됐던 만큼 투자메리트를 키울 다른 변수에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동부증권은 화물 부진으로 항공주 기대치가 일시적으로 둔화될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 환율과 유가의 흐름상 비용은 화물 리스크에 앞선 호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덕상 연구원은 "최근 항공유인 제트유는 배럴당 129.5달러로 작년 5월 이래 120~130달러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체 분석결과 대한항공은 원화환산 항공유가 배럴당 10만~14만원대에서 이익이 대폭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유 연구원은 또 최근 원화강세의 움직임으로 14만5000원 수준의 원화환산 항공유는 하향가능성이 높아 이익의 증가구간에 접어들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실제 과거 항공유가 배럴당 120달러 전후를 기록했던 2008년 1분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영업이익은 각각 196억원과 346억원이었으나 대한항공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영업익은 768억원, 아시아나항공 추정 영업익은 416억원으로 개선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KTB투자증권 신지윤 연구원도 항공업종의 개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신 연구원은 "유류 할증료와 인바운드 수요로 외부변수에 대한 내성은 크게 강화된 상태"라며 2분기부터 항공업종 영업데이터의 상승전환을 예상했다.
이어 "현재 향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3배 수준으로 1.5배 수준까지 상승여력은 무리가 없다"며 항공주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과 함께 대한항공 6만4000원, 아시아나항공 9000원의 목표주가를 그대로 유지했다.
대우증권 역시 "지난해 12월엔 기저효과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턴어라운드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화물수요 성장률 둔화는 일시적으로 2월부터는 하락세를 극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 류제현 연구원은 "화물 하락세 심화는 주가 조정을 야기할 수도 있지만 2월 화물수요 회복을 시작으로 2012년 전체적 화물 수요의 성장이 시현될 것"이라며 항공주 주가 조정 때 재매수 전략을 취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