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발표됐다. 전반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다. 그러나 실적은 서로 엇갈렸다. 각 사마다 해외사업을 겨냥하고 국내 주택사업 비중을 축소하는 전략을 내세웠지만, 해외 원가율 상승과 지속적인 국내 주택사업 부진 등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 현대건설(000720), 삼성물산(000830), 대림산업(000210), GS건설(006360), 대우건설(047040) 등 국내 주요건설사들은 지난 주 실적 발표를 마무리했다. 대부분의 건설사가 지난 2010년에 비해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 중 눈에 띄는 부문은 단연 해외시장이다. 해외사업이 전체 수주실적을 견인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서 재미 본 포스코·대림·대우건설
국내 대형건설사들의 지난해 눈에 띄는 성장세를 이뤄냈다. 특히 각 건설사마다 해외사업 부문의 몸집은 더욱 커졌다.
이 가운데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전체 수주액이 14조40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0년보다 3조316억원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수주 목표치(14조1000억원)를 초과 달성한 수준이다. 특히 해외부문에서는 전체 8조926억원을 수주해 전년(2010년)대비 65%늘었다.
해외건설사업이 늘면서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원가율 상승 등의 영향을 받은 일부 건설사들의 실적이 기대에 못미치고 상황이 나오고 있다. |
대림산업도 지난해 해외수주실적이 뚜렷하게 성장했다. 해외사업 수주가 증가하면서 신규수주 10조원 돌파, 사상최대 실적 달성에 성공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중동과 동남아시아에서 1조원 이상의 초대형 정유 및 발전 플랜트를 수주하면서 2010년 8조2048억원보다 30.8% 늘어난 10조7348억원의 신규 수주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6위로 밀려난 대우건설은 실적과 재무구조의 개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수주실적을 달성하면서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했다.
이중 해외부문은 지난해 5조3841억원의 수주고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수주액의 40.5%에 해당하는 규모다. 대우건설은 올해 해외 신규수주 목표로 지난해보다 약 30% 늘어난 64억 달러로 설정했다.
2년 연속 매출 10조원을 돌파한 현대건설은 지난해 신규 수주 16조3234억원으로 전년 대비 25.2% 감소했다. 그러나 해외 플랜트·토목 분야에서는 매출이 6조179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1.8%를 차지할 만큼 해외부문에서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삼성·GS건설 부진 이유는?
해외사업물량이 늘어남과 동시에 성과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국내 주택사업은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부동산 호기 당시 쏟아냈던 아파트 물량이 부동산 침체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하고 건설사 실적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GS건설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은 3년 연속 5000억원 초과 달성한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2010년(5750억원) 대비 5% 하락한 수준이다. GS건설은 주택관련 리스크 등 선대응차원 지난 4분기 600억원 규모 대손충당금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 증권 변성진 애널리스트는 “2조6000억원에 달하는 해외 신규 프로젝트가 매출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원가율이 상승했다”며 “특히 주택관련손실 554억원 및 환관련 손실 300억원 등이 추가로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시장 추정치보다 하회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역시 해외수주 증가 등으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5969억원으로 2010년 대비 5.6%줄었다. 영업이익 감소 등은 향후 중장기 성장 전략 달성을 위한 선투자성 경비가 반영된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우리투자증권 이왕상 애널리스트는 “(삼성물산)매출액은 증가했으나 마진율은 하락했다”며 “보수적인 원가율 적용과 선투자비용인 인건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