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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물어보세요] ‘학교폭력 고민 해결사’ 경찰청 117 콜센터

학생·학부모 상담부터 정책제안까지 전화 폭주

이혜연 기자 기자  2012.02.07 10:4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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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경찰청 117 상담센터로 전화벨이 울렸다. 수화기 너머로 한 학생의 울먹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학생은 그동안 마음속에 썩혀왔던 응어리를 털어놨다. 설날 연휴가 끝나자마자 자신을 괴롭히는 동급생들에게 돈을 가져오라는 협박을 받았다고 했다. 설날에 받았던 세뱃돈을 고스란히 넘겼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했다. 폭력과 갈취는 멈추지 않아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전형적인 학교폭력 사례였다. 상담사 경찰관은 피해 학생에게 겪고 있는 상황의 심각성을 일깨워주며 수사에 응할 수 있도록 설득했다. 이 날 하루 동안에만 117센터로 피해 학생들의 상담전화가 끊임없이 걸려왔다.

   
117 상담센터는 wee센터와 수서부서 중 어느 쪽으로 내용을 인계할지 판단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기존 경찰청 117 상담센터는 아동·여성 성범죄와 가정폭력상담 전용 창구였다. 원래 기능은 상담 전화를 받아 아동과 여성 관련단체인 ‘wee센터’로 연결하는 단순한 역할을 해왔다. 하루에 상담전화건수가 약 0.8건에 불과할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다.

학교안과 밖에서 가해지는 폭력과 범죄가 급증하면서 경찰청은 학교폭력 상담을 기존 117 상담센터에 통합하는 방책을 내놓았다. 생각보다 많은 학생과 학부모의 상담부터 정책제안 문의까지 다양한 고민을 털어 놓았다. 센터 통합 이후 기존 상담 건수보다 약 25배 월등하게 전화양이 증가했다.

새롭게 통합한 경찰청 117 상담센터는 학교폭력을 경험한 피해자의 상담을 통해 사건 접수를 받는다. 상담사는 상담내용을 판단해 wee센터로 넘길 것인지, 수사 지시를 내릴 것인지 결정해 고민 해결을 돕는다.

또한 이야기를 쉽게 꺼내지 못하는 학생들을 배려해 다양한 상담방법을 진행하고 있다. 전화 상담과 함께 1대1채팅 서비스와 청각언어장애인을 배려한 무료문자 신고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제는 학생들이 익명으로 언제든지 자유롭게 신고접수를 할 수 있다.

기자가 직접 방문한 경찰청 117 상담센터는 총 20명의 상담사들이 쉴 세 없이 전화를 받고 있었다. 상담사들은 육아부․교과부에서 지원을 나온 전문 상담요원 2명과 경찰관과 행정관련 업무 전문가로 구성됐다.

올해 경찰청은 2월 개학을 앞두고 학교폭력 대책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경찰청은 1월19일부터 4월30일까지 특별단속기간으로 지정해 학교폭력을 집중적으로 관리한다는 입장이다.

경찰청 117 상담센터도 경찰청과 함께 117홍보를 적극적으로 진행한다.

여성청소년과 신영숙 경감은 “학생들의 모든 피해 상황을 1대1로 대응해줄 수 없기 때문에 올해 방송 광고와 학교 측에 통보해 학교폭력예방교육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경감은 “학교폭력예방교육이란 입을 통해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아닌 직접 일어난 사례를 가지고 실제상황을 직접 재연해 그 상황에 대한 심각성과 예방법을 알려주는 교육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청 117 상담센터는 학생들이 더 이상 학교폭력의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피해자의 상담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신영숙 경감은 “피해를 겪은 사람들이 117 상담센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