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웅진그룹이 6일 알짜 자회사인 웅진코웨이(021240)의 매각을 발표했다. 웅진그룹은 6일 웅진홀딩스(016880) 소유지분 28.4% 전량을 공개 매각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지분은 6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8730억원 규모다. 특수관계인 지분 2.7%는 이번 매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이를 포함할 경우 지분 매각은 31.0%, 시가총액 955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매각 결정이 웅진코웨이의 지배구조 리스크 해소에 긍정적이지만 인수주체와 기존 판매조직망의 유지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부담으로 꼽았다. 웅진그룹의 그늘에서 벗어난 웅진코웨이의 향후 사업역량은 새 주인이 누구냐에 달렸다는 얘기다.
◆“코웨이, 새 주인에 달렸다”
KDB대우증권 김민아 연구원은 “웅진코웨이로서는 그룹을 지원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고 그룹관련 사업영역 축소에 따른 비용절감과 매수자에 따라 새로운 사업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다만 이후 웅진코웨이의 경쟁력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던 판매 조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증권 이상구 연구원은 “웅진코웨이의 안정적인 방문판매 영업과 환경가전시장에서의 지배적인 사업위치를 감안하면 M&A 프리미엄이 예상되고 특히 우수한 현금창출능력과 지배구조 리스크 해소를 감안할 때 이번 매각 결정은 긍정적인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하지만 현 경영진 및 방판 조직 지속 여부와 신규 인수 주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문제”라며 “웅진코웨이의 주주 구성 중 국내외 기관 비중이 높아 향후 대응 정도도 주가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 인수 주체의 윤곽이 드러날 때까지 주가는 박스권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IBK투자증권 안지영 연구원은 “인수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주가 모멘텀이 달라지겠다만 매각 자체만 놓고 보면 웅진코웨이에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웅진그룹 관련 재무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고 웅진케미칼 지분 매각으로 약 900억~1000억원의 차익이 발생한다. 또 핵심 사업군의 수익성 개선 등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안 연구원은 “웅진그룹이 단기적인 재무 상황 때문에 중장기 캐시카우(Cash-cow)인 코웨이를 판다는 점은 명쾌하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다소 논리적이지 않은 매각 결정과 인수 상대의 불확실성 등으로 웅진코웨이에 대한 단기 모멘텀은 어느 때보다 실적과 인수주체에 따라 달라질 것인다”고 설명했다.
◆웅진그룹 ‘황금거위’ 왜 파나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매각 결정이 매우 갑작스럽다는 분위기다. 중장기적으로 그룹의 실질적인 ‘돈줄’인 알짜 계열사를 잠정적 인수 대상자 발표도 없이 매각 결정부터 했다는 것은 다소 의외라는 것이다.
웅진그룹이 밝힌 표면적인 매각 사유는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태양광에너지 사업부문(웅진에너지·웅진폴리실리콘)에 대한 투자여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히 극동건설을 비롯해 신수종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재무구조가 악화됐고 웅진홀딩스의 차입금은 지난해 말 9000억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에도 일부 자산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6일 웅진코웨이 매각 결정이 알려진 이튿날 주식시장에서 웅진홀딩스와 웅진코웨이의 희비가 엇갈렸다. 7일 웅진홀딩스 주가는 상한가까지 치솟은 반면 웅진코웨이는 오전 10시 39분 현재 4% 이상 약세를 보이고 있다. |
한편 웅진홀딩스는 7일 자회사 지분매각 추진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그룹 역량 집중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회사 웅진코웨이 지분 매각 추진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 매각 주관사 선정 진행 중이며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재공시 예정일은 다음달 7일이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매출액 1조7000억원, 영업이익률 1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문판매·제품관리 조직인 ‘코디’는 약 1만8000명에 이르며 현재 렌탈 고객 수 330만명, 렌탈 제품 수 545만대에 달한다.
지난해 화장품사업과 수처리사업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이며 매각 대상 사업은 국내환경가전사업, 해외영업본부 등이다. 화장품사업과 수처리사업 및 자회사인 웅진케미칼 등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