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르노삼성은 정작 계속되는 하락세를 막을 방법이 없나. 거듭된 판매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르노삼성은 올해 출시 예정인 신 모델 차량도, 만회할 만한 독특한 마케팅 역시 없는 상태. 이들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도 냉담해지고 있는 가운데, 르노삼성은 ‘고식지계(姑息之計)’ 전략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으로 회복의 발판을 준비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준대형 세단 SM7 및 SUV QM5 등의 신차를 내놓았음에도 불구,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2010년 15만5696대를 기록한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 29.8% 하락한 10만9221대를 판매하는데 머물렀다. 이와 더불어 주력모델인 SM5과 SM3도 각각 5만대와 3만4581대로 전년대비 35.4%, 41.9% 감소하며 신차 효과도 전혀 누리지 못했다.
또 야심작인 준대형 세단 ‘SM7(2011년 8월 출시)’ 신차 효과로 국내시장에서 전체 판매가 10월 7743대·11월 7759대·12월 8826대로 호조세를 보이는 듯 했지만, 지난달에는 6207대로 29.7% 가량 하락했다. 여기에 1월2일 선보인 SM5 에코 임프레션(공인연비 14.km/ℓ) 역시 판매 감소세를 반등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르노삼성의 최근 모습을 살펴보면, 이들의 또 다른 속내를 발견할 수 있다. 실적 향상에 있어, 단기간 내 끌어올리기 보다는 오랜 시간에 걸쳐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킨다는 것이다.
◆가격 인상…브랜드 고급화 전략?
르노삼성은 국내 준대형차 최초로 워크 어웨이 클로징(WAC-Walk Away Closing) 기능을 탑재하고 가죽시트와 운전석 파워시트를 전 트림에 적용한 ‘올 뉴(All-New) SM7’을 지난 1일, 새롭게 선보였다.
르노삼성이 1일 선보인 ‘올 뉴 SM7’는 첨단 편의사양을 추가해 제품의 고급화를 실현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
‘워크 어웨이 클로징’은 스마트카드 소지상태로 운전자가 차에서 1~2m 가량 떨어지면 도어가 자동으로 잠기는 기능이다. 키를 사용해 문을 잠그거나 카드 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는 안전성과 편의성을 고려한 신규 적용 기술이다.
하지만 SM7을 출시한지 5개월여 만에 일부 사양을 추가해 전 트림의 가격을 최소 10만원에서 62만원 올렸다는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SM7의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꺼내든 상품성 강화가 현재 경쟁상황이나 소비 트렌드를 감안할 때 부적절하다고 일각에서는 지적하고 있다. 디자인이나 가격측면에서 경쟁모델과 비교해 메리트가 크지 않은 SM7의 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돌아온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르노삼성이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
한미 FTA(혹은 한EU FTA)로 경쟁차종들이 가격을 내린 보급형 모델을 출시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제품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는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또 SM7급 모델은 편의사양 제외로 가격을 다운시키는 것보단 첨단 편의사양 추가 설치로 제품의 고급화가 다른 면에서 볼 때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단기적인 측면에서는 가격 인상은 무리수일지언정,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득으로 작용될 수 있다고 전망한 것이다. 이러한 르노삼성의 ‘장기’ 전략은 제품뿐만 아니라 마케팅 전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유아마케팅으로 ‘잠재고객’ 브랜드 각인
지난해 10월, 르노삼성은 어린이 교통안전 캠페인의 일환으로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와 함께 ‘스쿨존 지키기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국적으로 전개했다. 이를 위해 스쿨존 30㎞/h 서행 운전 스티커 3만5000장을 제작해 출고 고객에게 배포함과 동시에 초등학교 일선 현장에서의 교통안전 지도를 통해 스쿨존 서행운전 동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어린이 교통안전 캠페인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켜 잠재 고객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장기 플랜으로 분석된다. |
이처럼 어린이교통안전에 많은 관심을 가져온 르노삼성은 지난 2002년 ‘어린이교통안전 교육장(양재동)’ 준공 후원을 비롯해 교통안전 기금 조성을 통해 교구를 비롯한 교육용 차량을 기증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2004년에는 프랑스 르노자동차의 ‘길 위의 어린이(Kids on the Road)’를 기반으로 한국 실정에 맞는 ‘안전한 길 안전한 어린이(Safe Road, Safe Kids)’를 개발해 2005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본 교육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르노삼성의 어린이 교통안전 캠페인은 일종의 유아마케팅으로, 당장 판매에 큰 도움이 되진 않지만, 미래 수익원 즉 잠재고객이란 점에서 어린이들을 주된 타깃으로 진행된다. 특히 교통안전 교육을 통해 ‘르노삼성’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켜 미래 고객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장기 플랜으로 분석된다.
최근에 보이는 르노삼성의 판매 전망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다는 것에 업계 전문가들은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만이 르노삼성의 전부라고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실적 향상을 노리고 있는 르노삼성의 전략이 기대치에 부흥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