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동안 잠잠하던 제약사 리베이트 문제가 최근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난 1일 검찰의 P 제약사 압수수색 결과 개인병원 원장의 BMW 차량 리스비와 보증금을 대납해주는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은 국내 제약산업 전반에 리베이트가 만연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이와 함께 최근 리베이트 적발 건수 증가가 내부고발자로 인한 것으로 풀이되면서 제약사들의 내부고발자 단속에 고민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지난해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제약사 17곳을 조사한 결과 이들 제약사는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병∙의원에 969억5300만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면면을 살펴보면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가 186억원으로 가장 많은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이어 △한국얀센 154억원 △태평양제약 152억원 △한올바이오파마 89억원 △한국노바티스 72억원 △바이엘코리아 58억원 △삼아제약 41억원 △한국아스트라제네카 40억원 △신풍제약 39억원 △영진약품 25억원 △CJ제일제당 20억원 등이다. 이들의 리베이트 제공 방식은 골프접대를 비롯해 현금이나 상품권 지급, 수금할인, 병∙의원 물품 지원, 학회 등 행사지원 등으로 다양했다.
그동안 제약사 리베이트 조사는 연간 1~3건에 그쳤다. 그런데 이처럼 지난해 리베이트 조사∙적발 사례가 급증한 것은 내부고발자 즉, 리베이트 신고포상금제도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 위반행위 신고자에 대한 포상금 지급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리베이트 등 부당고객 유인행위에 대한 신고포상금은 최대 1억원이다. 리베이트로 인한 과징금이 5억원 이하일 경우 5%를, 5억원 초과~50억원 이하일 경우 3%를, 과징금이 50억원을 초과할 경우 1%가 지급된다.
신고포상금제(일명 내부고발자제도) 시행 초기에는 제약사들은 이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 밑바탕에는 ‘최대 1억원의 신고포상금은 내부고발자가 실직∙처벌 등 위험부담을 감소하기에는 큰 액수가 아니다. 또 내부고발자 권리보호 등에 대한 실질적 법률 부재로 인한 위험부담감이 크다’는 인식이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제약사들의 착각에 불과했다. 공정위의 지난해 조사처럼 신고포상금제도로 인한 내부고발자 증가가 가시화되며 안이한 태도를 보여 왔던 제약사들은 신고포상금제도와 내부고발자를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이로써 제약사들이 내부고발자 감시∙단속을 강화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그러나 내부고발자 단속으로 암묵적으로 이뤄지는 리베이트가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내부고발자로 인한 리베이트 조사 외에도 정부는 ‘리베이트 전담수사반’을 설치∙운영하는 등 리베이트 조사에 열을 올리고 있
이번 기회에 제약사들이 내부고발자 단속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자정노력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본다. 영업사원들의 리베이트 행위를 묵인하는 방식으로 지지해온 그간의 행태에서 벗어나 환골탈태하는 노력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