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가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대구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한 달 반만의 일이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6일 ‘학교폭력근절 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학교폭력 정부대책을 세부화했다. 사진은 지난 1월19일 오전 학교폭력과 관련,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서울시 청소년상담지원센터를 방문, 전문상담사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 |
6일 김황식 국무총리는 ‘학교폭력근절 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학교폭력에 대한 정부 대책을 세부화 했다.
◆교권 강화에 중점…복수담임제 도입
먼저 정부는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교권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뒀다. 학교폭력을 해결하는 열쇠는 일선에서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쥐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선생님들이 학교폭력을 실효성 있게 다룰 수 있도록 했다. 가해학생 즉시 격리조치, 출석정지일수 제한 폐지, 징계사항 생활기록부 기재 등 많은 권한을 부여한 것.
또 정부는 담임선생님들이 학생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복수담임제’를 도입할 예정이고, 전문 상담인력도 크게 늘릴 계획임을 밝혔다.
학교나 교원 평가 시 폭력발생 건수가 아닌 조치실적을 반영하는 등 지원 확대도 교권 강화의 일환이다. 대신 학교폭력을 은폐하는 경우에는 학교장과 관련교원을 반드시 징계하도록 했다.
◆학부모도 적극 가담…특별교육 이수 예정
그런가 하면 정부는 학교폭력 근절에 대해 학부모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학부모들의 인식개선을 위해 직장과 지역사회에서 각종 연수가 활발히 이뤄지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먼저 정부는 가해학생 학부모에 대해 특별교육을 이수하도록 하고, 매 학기마다 학교설명회를 개최해 학부모와 교사가 원활히 소통하도록 할 예정이다.
부모 역시 자녀를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노력 없이 선생님만을 탓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아버지들의 관심과 가정의 교육적 기능 회복을 위해 ‘밥상머리교육 범국민 캠페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회구성원 모두 동참…학교폭력 지역대책협의회 신설
또 정부는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고 힘을 모으는 추진 틀을 만드는 데도 중점을 뒀다.
이와 관련 시군구 단위에 ‘학교폭력 지역대책협의회’를 신설하고, 전국의 Wee 센터와 ‘지역사회 청소년통합지원체계’를 ‘원스톱 통합지원센터’로 지정해 운영할 예정이다.
전문성 있는 지역사회 인사나 학부모들의 자원봉사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금년 중에 ‘교육기부 인력풀’ 10만명을 확보하고,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1대1로 상담·지원할 수 있도록 맺어준다는 계획이다.
◆피해·가해 학생에 대한 내용도 충실히
한편,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학생들이 대한 내용도 충실히 담으려 노력했다. 먼저 학교폭력 신고전화를 경찰이 운용하고 있는 ‘117’로 통합했다.
‘117’에는 경찰청과 상담기관, 관련학교가 연계돼 있어 피해학생이나 상담을 원하는 학생들이 보다 쉽게,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해학생’과 관련해서는 학교폭력 실태를 조기에 파악해 일진회 등 학교폭력 서클을 기필코 발본색원 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특히 보복행위에 대해서는 가중 징계 등 엄중처벌할 방침이다.
경찰을 학교폭력에 적극 개입시켜 앞으로 일진회 문제는 경찰서장이 직접 지휘하게 될 예정이다.
‘학교폭력 피해학생’에 대해서는 사건 처리기간 단축, 신분노출 차단 등을 통해 2차 피해를 최소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들이 충분한 상담치료를 받도록 하는 차원에서 ‘선치료 후비용처리’ 방식이 도입된다.
◆인성교육을 핵심가치로 두고 노력할 터
하지만 정부는 아직 성장단계에 있는 학생들을 처벌로만 일관하는 것은 능사가 아닐 것으로 판단, 사전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해 누리과정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든 교육활동에 인성교육을 핵심가치로 두겠다는 설명이다.
또 학생의 ‘인성발달 관련 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구체적으로 기재하게 해 입학사정관 전형 시에 반영되도록 하고, 체육·예술교육과 독서활동 교육도 대폭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어 ‘또래상담’ 운영학교와 ‘자치법정’ 시범학교도 대폭 늘려 건강한 또래문화를 형성하고 자율성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와 관련 김황식 국무총리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시도들이 형식적으로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면서 “‘이번에 못 고치면 앞으로도 못 고친다’는 심정으로 이 문제를 정말 끈질기게 챙겨나갈 각오”라고 말했다.
현장이 움직이고, 사람들의 인식과 행동이 바뀔 때까지 정부에서 이 문제를 지속 점검해 나갈 것이라는 설명이다.